▲7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1층 그레이스홀에서 김동찬 선교사와 만나 지난 30년 인도네시아 선교 사역에 대해 들었다.ⓒ데일리굿뉴스

김동찬(65) 선교사는 올해로 30년째 인도네시아에서 선교 사역을 펼치고 있다. 연세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한 그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으로 1991년 7월 인도네시아 '바탐섬'에 첫발을 내딛게 됐다.

당시 인도네시아에는 한인 선교사 20여 가정이 들어와 있었다. 88올림픽 이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이뤄지면서 선교사들의 해외 입국이 점점 늘기 시작하던 때였지만 아직 선교 기반이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는 않았었다.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선교지만, 자녀 셋을 데리고 낯선 땅에 정착하기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당시 바탐은 5만 인구에 전기, 수도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는 작은 시골 동네였다. 평균 기온 35도의 무더운 날씨를 이겨내야 했고 여권 없이 떠난 터라 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언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반둥 지역에서 1년가량 인도네시아어를 공부하기도 했다. 그는 "현지인과의 소통을 위해 신문, 방송은 물론이거니와 집안 곳곳에 사전을 매달아 놓고 언어 공부에 매진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로 복음을 전하는 데 장벽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무슬림 안에서도 '개방적 무슬림'과 '폐쇄적 무슬림'으로 나뉘는데, 심한 경우 기독교인인걸 들키기만 해도 지역에서 추방당할 뻔한 적도 있었다고 김 선교사는 말했다. 

여러 난관에도 '한 영혼을 살리라'는 하나님 말씀 하나만을 붙잡고 그는 수많은 사역을 전개했다. 수지침 사역과 영어 성경 교육, 나중에는 교회 개척을 통해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했다. 현지 교회들과의 협력으로 4년제 신학대학을 설립해 현지 목회자 양성에도 힘써 오고 있다.

김 선교사는 "1970~1980년대까지만 해도 선교 사역이 학교 설립이나 마을 시설 조성, 현지교회와의 협력 강화에 등에 그쳤었다"며 "1990년대 들어서는 무슬림 사회로 선교사들이 직접 들어가 복음을 전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사역의 형태로 전환해 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땅에 선교 열매가 맺어지는 만큼 강성 이슬람의 출현도 덩달아 같이 늘고 있다며 이를 대비한 선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교 방법의 다양화와 전문인 선교 분야의 발전을 언급하며 특히 이슬람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무슬림 사회에 들어가 그들과 이웃이 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빛과 소금이 되는 착한 행실을 보이는 것이 이들의 마음을 여는 첫 단추라고 말했다.

김 선교사의 인도네시아 선교는 내년도 마침표를 찍는다. 그는 "지난 30년을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은혜였다. 감사한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에는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한 소외된 이들이 많다"며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지상명령에 따라 인도네시아에 아름다운 선교의 열매가 계속 맺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도네시아에서의 시간이 마지막이라 해서 선교의 삶이 멈추는 것은 아니라며 "국내 이주민을 위한 다문화 사역 등 어떤 방식으로든 은퇴 후 계속해서 복음 전파를 위한 사역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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