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한국교회 복음의 뿌리가 내린 지 어느덧 50년이 흘렀다. 인도네시아는 2억 7,000만 인구의 87%가 이슬람교를 믿는 세계 최대 무슬림 국가다. 대표적인 영적 불모지로 꼽히지만, 선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으로 기독교 인구는 50년 전 9.8%에서 지난해 12.2%라는 작지만 의미 있는 열매를 맺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세계선교부(PCK)가 7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인도네시아 선교 5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데일리굿뉴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통합) 세계선교부(PCK)는 7일 인도네시아 선교 50주년 기념대회를 열고 지난 시간을 회고하며 비전을 선포했다. 예장통합 신정호 총회장과 총회 세계선교부장 서화평 목사를 비롯한 교단 지도자들과 인도네시아 전·현직 선교사 등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이루기 위해 많은 주의 종들이 인도네시아 오지 곳곳에서 하나님의 빛과 생명을 증거하고 있다”며 “여러 난국에서도 지난 50년 쉬지 않고 달려올 수 있었던 건 선교사들의 헌신과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고 말했다.

총회의 인도네시아 50년 선교 역사는 1971년 9월 박창환 선교사의 첫 파송에서 시작된다. PCK는 아시아 교회들과 선교 협력을 도모하던 중 1971년 인도네시아 현지 교회의 요청으로 인도네시아에 박창환·현수삼 선교사 부부를 최초로 파송했다. 선교사 부부는 현지인 목회와 함께 학교를 설립해 유아, 청년 등을 대상으로 영어 성경을 가르치며 선교 사역의 기반을 다졌다.

90년대부터 현지목회 지원·구제 등 선교 다각화

이후로도 매해 선교사 파송은 이어졌지만 80년대까지만 해도 한국의 선교 인프라는 미흡했다. 당시 선교사들은 선교 훈련이나 현지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현지에 보내졌고 그렇다보니 현지 언어나 문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오는 어려움은 클 수밖에 없었다.

인도네시아에서 30년째 사역하는 김동찬 선교사는 “70년대 초기 선교사들은 그야말로 오직 믿음으로 순종해 보냄 받은 ‘프런티어’였다”며 “선교사 자신과 가족이 많은 고난과 고통을 온몸으로 감당하고 희생하며 후배들의 길을 터주었다”고 말했다.

70~80년대가 선교의 토대를 갖추는 시기였다면 90년대부터는 선교 사역이 본격적인 동력을 얻기 시작한 시기라 볼 수 있다. 90년대 이전에는 평균 2~3년 만에 한 가정 정도 입국했다면 1990년도에는 한 해에 9명이 입국했고, 1991년과 1992년에는 10명이 입국했다.

사역 유형도 다양해졌다. 신학교를 비롯한 각종 학교 사역, 현지교회 지도력 배양, 교회 개척, 구제 개발 사역, 성경 번역 사역, 현지인 목회, 제자 훈련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 2000년 후 인도네시아 정부의 법인 설립법 개정으로 외국인도 자유롭게 법인의 이사가 될 수 있게 되면서 선교사들의 선교 활동도 한층 자유로워졌다. 선교사들이 교육법인을 통해 학교와 단체를 세워 교육 사업 등 여러 분야로 선교 지경을 넓혀갈 수 있게된 것이다.

"다가오는 50년, 이제는 내실 다질 때" 

지금까지 총회가 파송한 선교사 수는 162명(83가정). 현재 현지에서 사역 중인 선교사는 104명(54가정)이다. 양적 성장은 이루었지만, 아직 이것만으로 한국 선교가 열매를 거두기는 어려운 시점이라고 총회는 말한다.

PCK는 “지금까지는 선교의 생명선을 연장하기 위해 문어발식 확장을 한 측면도 분명 있었다”며 “이제는 선교의 내실과 성숙에 초점을 두어야할 때”라고 진단했다.

장로회신학대학교 김동찬 교수는 “선교사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현지 교회와의 협력은 물론 다른 나라 선교사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등 급변하는 시대 속 온·오프라인을 융합한 선교 사역에 등 선교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고민이 향후 과제라고 지목했다.

신정호 총회장은 “코로나19 등 선교 사역이 여러 가지 도전에 직면했지만, 지난 50년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억하며 다가오는 50년, 100년도 선교에 힘써 인도네시아 땅에 생명을 살리는 열매가 곳곳에 맺어질 수 있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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