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관계자들이 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 인력 확대 및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는 산별총파업을 앞두고 비대면 영상 전야제를 열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총파업을 하루 앞두고 1일 오후 6시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전야제를 시작했다.

보건의료노조와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영등포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에서 만나 제13차 노정 실무협의를 벌이고 있으나 이와 별개로 예정됐던 전야제는 그대로 진행키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남은 시간 동안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나 결국 결렬될 경우 2일 오전 7시를 기해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전 11시에는 세종시 보건복지부 앞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 2시부터 산별 총파업대회를 진행한다.

다만 보건의료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환자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생명과 직결되는 업무에는 필수 인력을 유지할 계획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와 임상병리사, 방사선사, 물리치료사 등 보건의료노동자로 구성돼 있다. 간호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17일 124개 지부(136개 의료기관)가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했고, 파업 찬반 투표에 참여한 4만5천892명 중에서 4만1천191명(89.76%)이 파업에 찬성했다. 단 파업에 찬성 의사를 밝힌 이들이 모두 파업에 나서는 건 아니다.

정부에서는 보건의료노조 조합원 5만6천여명 중 필수 인력 등을 제외하고 30% 내외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은 보건의료노조와 정부 집계에 차이가 있다. 정부는 파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을 104개로 파악하고 있다.

각 병원에서는 보건의료노조와 정부가 막판 극적 협상에 이를 것이라는 기대를 놓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실제 파업에 참가하는 인원이 많지 않은 데다 의사들은 파업에서 제외돼 있어 우려할 만한 '의료대란'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운영 시간을 단축하거나 변경하는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현재 진료나 수술 일정을 변경하는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은 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정부와의 협상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한병원협회에서는 보건복지부의 비상진료체계 요청에 따라 각 병원에 협조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보건의료노조가 파업하는 동안 응급실의 24시간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고, 파업이 발생한 지역의 병원급 의료기관의 평일 진료시간 확대 및 주말 진료를 시행하는 게 골자다. 감염병전담병원에게는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차질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한 상황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에 공공의료 확충과 보건의료인력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요구사항은 △조속한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코로나19 치료병원 인력 기준 마련 및 생명안전수당 제도화 △전국 70개 중진료권마다 1개씩 공공의료 확충 △공공병원 시설 인력확충 및 공익적 적자 해소 △직종별 인력 기준 마련 및 간호등급제 개선 △규칙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대근무제 시행 및 교육전담간호사 지원제도 확대 △불법 의료 근절 △의료기관 비정규직 고용 제한을 위한 평가 기준 강화 △의사 인력 확충 및 공공의대 설립 등이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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