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 소학섭 이사장. ⓒ데일리굿뉴스 
중도입국 청소년들에게 취업에 필요한 교육과 한국문화와 복음을 전하고 있는 곳이 있다. 경기 안성에 소재한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중도입국 청소년을 위한 다문화 대안학교다.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 소학섭 이사장은 2009년 설립된 글로리교회를 지난 2019년 고려인 중도입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하기 위해 학교로 전환했다. 소 이사장으로부터 중도입국 청소년 사역에 대해 들어봤다.
 
Q.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의 교육과정은 어떻게 되나.
A. 한국어 수업, 한국문화 이해를 도우며 진로와 직업교육, 취업까지 지원해주기 위해 설립됐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한국 초기 적응 및 진로와 진학 그리고 취업을 위한 한국어 기초, 초급, 중급, 고급으로 단계별, 수준에 맞도록 맞춤형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진로 탐색을 위한 바리스타, 제빵, 가구디자인, 수공예의 프로그램과 낯선 한국 문화로 인한 정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K-POP, 밴드, 태권도, 방송반 동아리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한국어 수업과 한국문화와 직업교육 및 복음도 전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Q. 중도입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A. 2009년 논 가운데 300평의 땅에 텐트를 하나 치고 글로리교회 개척을 하면서 무심코 “저희 교회는 앞으로 10년 후 학교사역을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 후 제가 평택대학교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인성 교사로 봉사를 하고 있을 때 센터장이 학생들을 전도해보라고 했다.
 
그래서 고려인 청소년에게 전도를 했다. 처음에는 제가 점심시간에 밥도 사주고 잘 해주니 저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교회에 왔다. 그러나 한 달쯤 지난 후에는 교회에 나오기를 꺼려했다.
 
그때 ‘우리가 학교를 운영해서 일요일에 예배와 수업 프로그램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교회로 학생들이 오겠구나’라고 생각했다. 일요일~목요일까지 수업을 하고 금·토요일은 아르바이트라도 하라고 하면 되겠다는 것이다.
 
우리 학교는 주5일 수업을 일요일부터 시작을 한다. 물론 학생들에겐 금·토요일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했다.
 
Q. 왜 고려인 청소년인가? 그리고 고려인 중도입국 청소년은 누구인가?
A. 일제 강점기에 항일의병 활동과 독립운동 등으로 조선을 떠난 이들이 만주와 러시아 등으로 이주했다가 소련에 의해 중앙아시아 등으로 강제이주를 당했다. 그들은 러시아어로 ‘카레이츠(Корейцы)’라고 한다. 스스로 고려인이라 부르는 러시아권 동포들이다. 고려인 청소년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고려인 후손 자녀들이며 우리 사회가 차별 없이 따뜻하게 보듬어야 할 대상이다. 또한 선교적으로 이슬람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어 복음화가 절실하다.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 설립 준비 당시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여학생(김한나)에게 도움을 아주 많이 받았다. 그때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순수하고 때 묻지 않는 모습을 보며 저들에게 복음을 전하면 중앙아시아가 복음화의 밀알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중도입국 청소년은 외국에서 태어나 성장하다가 부모의 재혼·취업 등으로 부모를 따라 국내에 입국한 국제결혼 재혼가정 자녀와 이주노동자 가정 자녀다.
 
Q. 학교의 비전과 사역방향은 어떻게 되나.
A. 고려인 청소년들의 본국은 중앙아시아다. 우리 선교가 동남아와 중국에 많이 집중돼 있다. 하지만 중앙아시아에 대한 복음화가 많이 소외돼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점점 이슬람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서 복음에 대한 필요성이 그 어느 곳보다 절실하다.
 
그런데 제가 중앙아시아의 청소년들을 만나게 됐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작게는 고려인 청소년들의 가정과 넓게는 고려인 청소년의 본국에도 복음의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의 비전은 2023년 교육인가를 받아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했던 우리의 동포의 자녀들을 제도권 학교로 품고 아울러 복음을 전해 대한민국의 미래에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엘리야가 로뎀나무 밑에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하며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처럼 그런 사역을 앞으로 펼쳐나갈 것이다.
 
 ▲2020년 11월 25일 성년례를 마친 후에 기념 촬영하고 있는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 교사와 학생들. ⓒ데일리굿뉴스

Q. 그동안 해온 주요사업들은.
A. 아동청소년학과에서 석사 논문으로 ‘중도입국 청소년의 진로계획과 경험연구’로 석사를 마쳤다. 중도입국 청소년들에게 시급한 과제는 한국어에 대한 어려움이었다. 고려인 청소년도 마찬가지다. 그러다보니 한국초기 적응 및 한국문화이해로 한국어가 사업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어를 수준에 맞추다 보니 여러 교실이 필요한데 지난 2020년에는 하나금융 스마트홍보대사 대학생들의 도움으로 5평짜리 교실을 하나 만들어 주었다. 교실이 없어서 컨테이너에서 수업을 해야 해서 새로 생긴 교실을 학생들이 좋아했다. 그리고 한국에 대한 문화이해의 사업으로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전통 성년례를 통해 한국의 전통 고유의 풍습을 고려인 청소년들이 체험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고려인 청소년들이 한국 학생들이 입는 교복을 입고 싶어 한다. 그래서 교복사업을 준비했는데 이 부분은 단기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매년 꾸준히 하기 위해서는 현 재정 상태로는 어려움이 있어 기도하고 있다. 지금까지 3년여 동안 누적 학생 7,000여 명이 넘는 고려인 청소년들이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경기도교육청의 ‘2021년 학교 밖 청소년 교육지원’ 사업. ⓒ데일리굿뉴스 

Q.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사업에 선정됐는데.
A. 지난 2020년까지 모든 운영경비와 인건비 등을 자비로 학교를 운영했다. 선생님들에 대한 인건비와 급식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올해 경기도 사업 중 ‘고려인지원정책사업’의 일환으로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가 선정돼 한국어 수업을 할 수 있는 강사지원으로 한국어 수업을 공부할 수 있는 고려인 청소년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다.
 
경기도의 외국인 지원정책으로 작년보다 더 많은 고려인 중도입국 청소년들이 한국어를 공부할 수 있고 한국에 대한 적응 및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경기도교육청의 ‘2021년 학교 밖 청소년 교육지원’ 사업이 선정돼 학생들이 직업에 대한 탐색과 진로를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다.
 
Q. 앞으로 바라는 점은.
A.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도시와 5분 거리이지만 인적이 뜸한 시골 마을의 논 한가운데 안에 위치해 있다. 2009년 글로리교회를 학교로 부분 개조해서 5~8평의 교실 3개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 공간 확대가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학교가 알려지면서 점점 학생들이 늘어나 감사하다. 학교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들을 넉넉히 수용해 교육할 수 있도록 건축 및 증축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전국에서 우리 학교로 들어오려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과 거리가 멀어 통학이 어렵기에 기숙사가 필요하다. 재학 중인 학생들 또한 학교 내에 시설이 없기에 학교에서 10분 거리에 소형아파트 6개를 월세로 얻어 3명씩 기숙을 하고 있다. 따라서 학교 내에 강의실 및 부대시설 시설 건축 외에도 6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기숙사를 짓는 것 또한 큰 숙제이며 기도 제목이다.
 
 ▲경기도의 ‘고려인동포 정착지원사업 한국어 현장수업’ ⓒ데일리굿뉴스

인터뷰 말미에 소학섭 이사장은 “고려인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외국인노동자의 자녀 정도로만 보고 있다”며 “고려인 청소년은 분명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의 후손이며 품고 앞으로 함께 나아가야 할 미래다. 그런 귀한 지체들에게 복음의 씨앗을 주려고 한다. 교계와 성도들만이라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들을 사랑해주시고 관심과 애정으로 기도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소학섭 이사장은 2018년도 평택대학교에서 ‘이주 배경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 중 인성교육과 진로교육을 하며 비영리법인 청소년미래연구를 설립해 초대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사단법인 청소년미래연구는 청소년에 대한 정책 및 청소년 정서함양을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청소년들에게 꿈을 찾아주고 이루기 위한 기관이다.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법인의 부설기관으로 중도입국 청소년 중 고려인 청소년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다.
 
한편 로뎀나무국제대안학교는 학생들의 경제 형편을 고려해 학비와 급식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한 원거리에 등·하교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부모와 함께 지낼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해서 기숙사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 운영에 필요한 재능기부와 자원봉사, 다양한 체험학습을 위한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원중복길 23, ☎ 031-692-4144). 
 

[최생금 선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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