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선진국 한국인은 행복한가

김명전 GOODTV·데일리굿뉴스 대표이사 (brightkmj@goodtv.co.kr)

등록일:2021-08-05 4:4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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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전 대표이사ⓒ데일리굿뉴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 7월 만장일치로 한국을 선진국 그룹으로 분류하는 결정을 내렸다. UNCTAD는 1964년 설립한 유엔의 상설기관이다. 31개 선진국을 중심으로 출범해 57년 동안 활동해 왔다.

설립 후 반세기가 지나는 동안 처음으로 한국이 32번째 선진국이 됐다. UNCTAD는 개발도상국의 경제 개발 촉진과 경제 격차 해소를 위해 활동한다. 선·후진국 간의 경제적 격차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다양한 대책을 권고하는 역할이다. 개도국의 경제적 발전을 지원하고 평가한다.

UNCTAD의 결정대로 세계 모든 나라가 한국을 선진국으로 인정하고 있는가?

선진국(Developed country, Advanced country)이란 경제가 고도로 발전하여 다양한 산업과 경제체계를 갖추고, 국민이 높은 삶의 질을 누리는 나라다.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발전단계로 나아간 국가다.

인적·물적 자본이 많거나 소득이 높다고 선진국인 것은 아니다. 군사력 차원에서 강국의 개념도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정한 선진국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그 예가 중국이다. 핵무기를 보유하고, 14억 인구를 가졌으며, 국내총생산(GDP) 세계 2위의 큰 나라다. 그렇지만 선진국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1인당 GDP 세계 1위(12만 달러)인 카타르와 같은 중동의 석유부자도 선진국이 아니다.

GDP만으로 선진국을 분류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고도 산업화 이후, 오늘날은 다양한 평가지표를 적용한다. 교육의 사회적 평등 여부를 반영한 인간개발지수(HDI), 삶의 질을 평가한 지수(PQLI)가 중요한 기준으로 더해졌다. 그 밖에 민주주의지수, 언론 자유지수, 부패인식 지수, 공공청렴지수 등여러 가지 변별력 있는 기준을 동원한다. 기준을 충족하면 원칙적으로는 모든 나라가
선진국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UNCTAD 설립 후 57년 동안 이 기준을 충족한 나라가 없었다. 오직 하나 대한민국뿐이다. 세계 최초다. 현실적으로 후진국이 발전하여 그 기준을 충족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앞으로도 그렇다.

세계가 한국을 선진국으로 인정한다. 1991년 국제통화기금(IMF)이 가장 먼저 선진국으로 지정했다. 다음은 1996년 세계은행(IBRD)이다. UN의 통계에서도 선진국으로 발표했다. 그리고 1998년 한국 경제가 IMF관리 하에 들어가는 수모를 당했다.

그랬지만 UN, IMF, IBRD, OECD, EU 등 국제기구는 계속 선진국으로 분류했다. 다우존스, S&P, JP모건, CIA, 파이낸셜타임즈, 로이터 등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만 가입하는 개발원조위원회(DAC)와 파리클럽의멤버다.

2010년 이후부터는 국제적으로 발표되는 모든 지표와 자료에서 대부분 한국을 선진국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선진국을 넘어 세계 10위권 경제대국이다. 2020년 1인당 명목 GDP가 G7 이탈리아를 넘었다. 국민 1인당 구매력을 평가해 환율을 적용한 PPP GDP는 영국, 프랑스, 일본을 제쳤다.

그럼에도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한국인이다. 조사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국민이 개발도상국 또는 선진국 문턱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미국,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서방국만 선진국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무덤덤하다. 누구도 선진국임을 내세우지 않는다. 언론의 보도도 그저 그렇다. 시민사회 차원의 공감 확산도 없다.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에 선진국이 된 모양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우리는 행복한가?’에 실마리가 있다.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다(2020년). 37개 회원국 중 35위다. ‘2020 세계행복보고서’가 지적한다.

보고서는 “행복한 사회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사회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사회적 관계가 두텁고, 신뢰가 높을수록 행복감이 높다”고 한다. 한국인이 행복감이 낮은 것은 불평등 수준이 높고,
사회적 신뢰도는 OECD 최저수준으로 낮아 주관적 삶의 만족도가 낮기 때문이다. 공동체 구성원 간의 화합과 협력, 연대감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우리 사회는 과거를 부정(否定)하고, 현재를 부인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우리의 성과마저 부정하는 양상이다. 자기부정은 죽음이나 다름없다. 미래에 대한 부정이다.

‘부정’의 사회 조류를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는 것이 과제다. 정치가 풀고, 기독교가 품어야 한다.

대통령을 꿈꾸는 분들에게 두 가지를 묻고 싶다. 왜 대통령이 되려 하는가? 국가적 비전을 담을 가치와 정치의 참 명제에 얼마나 천착했는가? 차기 대통령의 시대적 과제는 대한민국의 가치를 일류로, 한국인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행복한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성찰과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한국은 가난해서 불행한 나라가 아니다. 한국인은 배불러야 행복한 시민이 아니다. 과거에 붙들린 부정의 정치로는 미래를 열 힘을 모을 수 없다.

故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삼류 정치’로 ‘일류 국민’에 리더십을 발휘하기 어렵다. 정치가 깨어나야 한다. 희망이 없어 행복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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