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 가격 2년 6개월 만에 최고.(사진출처=연합뉴스)


육계 소매가격이 말복(8월 10일)을 앞두고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기간 폭염이 지속되며 육계 농가에 폐사 피해가 커진 탓이다.
 
여름철 소비량이 많은 과일과 채소 가격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육계 소매가격은 ㎏당 5천991원으로 2019년 1월 28일 5천992원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가장 비싸졌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리던 때보다 가격이 더 오른 것이다.
 
올해 월별로 보면 육계 1㎏ 소매가격은 지난 2월 5천760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6월 5천309원까지 내려갔지만, 이달 들어 반등하면서 6천원에 육박했다.
 
최근 육계 가격이 오른 것은 폭염으로 인해 폐사하는 가축 수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29일까지 폐사한 육계 수는 18만9천651마리로 전체 폐사 가축의 65.1%를 차지했다.
 
최악의 폭염이 발생했던 2018년의 육계 폐사 마릿수(629만2천528마리)와 비교하면 3.0% 수준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이미 가정식 수요가 많아진 상황에서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가격이 빠르게 오르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 농축협 등과 협력해 폭염에 취약한 축산농가를 대상으로 냉방장치 설치·작동 여부 등 폭염 대비상황을 점검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신속한 조사를 통해 재해복구비와 보험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이날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경기 포천의 육계 사육농장을 방문해 최근 기상이변에 따른 여름철 농업재해 대비사항을 점검했다.
 
김 장관은 "비가 오고 난 이후 습도가 높은 상황에서 폭염이 지속되면 열 스트레스로 인해 가금이 폐사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축사 내 온도와 습도 조절을 위해 환풍기 등 냉방·습도 조절 장치를 꾸준히 가동하고 적정 사육밀도를 준수하면서 가축에 충분한 영양제를 공급해 폐사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름철 채소와 과일 가격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를 보면 지난달 30일 기준 청상추 상품 평균 소매가격은 100g당 1천572원으로 한 달 전의 1천82원보다 45.3% 급등했다. 서울의 경우 일부 대형 유통업체에서는 청상추 100g을 2천190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시금치 상품 평균 소매가격은 1㎏당 7천979원에서 1만9천459원으로 2.4배 뛰었다. 대구의 한 대형마트는 시금치를 2만9천950원에 팔아 전국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양배추는 상품 기준 포기당 평균 3천77원에서 3천397원으로 한 달 새 10.2%, 배추는 전체 품종 상품 기준 포기당 3천118원에서 3천502원으로 12.3% 상승했다.
 
수박 가격은 지난달 30일 상품 기준 평균 2만3천909원으로 한 달 전의 1만8천317원보다 30.5% 올랐다. 일부 소매업체에서는 4만원이 넘는 수박이 등장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잎채소의 경우 생육기간이 짧아 출하가 계속 이뤄지면 가격 상승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폭염이 계속되면 수급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는 만큼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농업 재해로 인한 피해가 농가와 소비자의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화평 기자]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