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봉 목사. ⓒ데일리굿뉴스
우리가 참된 예배를 회복하려면 먼저 거짓신앙체계에 기초한 예배를 분명하게 이해하고 그것을 철저하게 버려야 한다. 율법주의, 기복신앙과 더불어 거짓 신앙체계의 또 다른 한 축은 인본주의다.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와 더불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하나님의 길로 행하는 것이다(수 22:5). 하나님의 길과 생각은 항상 최선이기에, 자기의 길 혹은 세상의 길을 버리고 하나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 최선의 삶이다(사 55:6-9).

그러나 하나님의 백성들이 타락하면 자기 목적과 목표가 성취를 위해 하나님의 길을 버리고 자기의 길 혹은 세상의 길로 행한다. 인본주의는 하나님의 길과 법도를 떠나 자기 방법 혹은 세상의 방법대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의미하며, 인본주의에 기초한 예배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이것을 보면 오늘날 우리의 예배 현실 속에 인본주의가 얼마나 가득하며 정말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인본주의에 깊이 빠져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첫째 감정주의 예배. 예배에는 당연히 감정적인 요소가 포함된다. 우리가 하나님만을 진정으로 예배할 때 하나님의 사랑과 영광이 우리에게 보여지면 우리 안에는 감사와 기쁨이 넘치고 때로는 뜨거운 눈물이 흐를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이라도 사람의 감정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면 그것은 타락한 것이다. 어떤 교회의 리더는 감동적인 예화, 찬양 등으로 성도들의 감정에 직접 호소하여 그들의 마음을 움직여 리더가 바라는 일에 동참하도록 만든다. 또 어떤 목회자는 교회의 필요를 위해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 성도들이 헌금에 동참하도록 여러 성경구절을 사용해 그들의 감정에 호소한다. 또한 어떤 찬양리더는 경배와 찬양을 가지고 성도들의 감정에 직접 호소하면서 리더가 원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보려고 애쓴다. 이것들은 참된 예배가 아니라 사람들의 감정에 호소하는 타락한 인본주의다.

하나님의 바른 길은 감정이 아닌 양심에 호소한다. 성령님께서 듣는 자들의 마음 눈을 밝혀 주셔서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의 뜻과 목적이 보여지게 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되게 여기저기 붙이거나, 사람들을 설득시키기 위해서 여러 방법들을 동원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것은 철저하게 타락한 인본주의다.

둘째 오락 예배. 오락은 사람의 쾌락을 위한 것이다. R.T.킨덜 목사는 사람을 기쁘고 즐겁게 하기를 추구하는 어떤 예배이든지 그것은 공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찬양만 하더라도 연주와 예배는 다르다. 똑같은 찬양이라 할지라도 그것이 사람을 기쁘게 하면 연주고, 오직 하나님의 영광만을 위해 하나님께 드려지는 것이면 예배다. 우리의 예배가 무대 효과 등 여러 기법으로 사람들에게 소위 은혜를 끼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그것을 결국 사람을 즐겁게 하려는, 철저하게 타락한 오락 예배, 즉 인본주의 예배에 불과하다.

셋째 홍보의 영. 집회나 교회를 소개하는 모든 행위가 홍보의 영에 의한 인본주의는 아니다. 홍보의 영이란, 여러 광고 기법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소정의 목적을 이루려는 자세를 뜻한다. 참된 신앙은 우리의 약함을 자랑하고(고후 12:9-10), 예수님만이 우리의 목표와 힘과 능력과 자랑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인본주의는 세상의 강함을 추구하며 자랑한다. 소위 예수님 잘 믿으면 세상에서 성공하고 출세한다는, 잘못된 가치관이 그 바탕에 있다. 그래서 교회만 하더라도 저명한 사회 인사가 많은 교회, 또는 누구누구 목사가 담임하는 교회라는 것을 내세우고 자랑한다. 이런 홍보의 영은 타락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잘 어필될 수 있겠지만 그런 예배와 교회에서는 하나님의 진정한 통치와 생명과 임재를 기대할 수 없다.

넷째 성장병. 오늘날 우리의 예배와 교회 가운데 인본주의가 가득하게 된 주된 원인 중 하나는 교회 지도자들이 가지고 있는 성도들의 숫자적 성장에 대한 집착 때문이다. 적지 않은 교회에서는 교회 성장이 우상이돼, 숫자적인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인본주의적인 수단을 사용한다.

한 사람이라도 교회에 묶어두기 위해 성도의 영적 상태와는 상관없이 교회 직분을 남발기도 하고, 교회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일꾼들을 세우고 헌금을 강요하거나, 예배를 한 시간 내에 끝내기 위해서 리허설을 통해 기도의 내용까지도 조정하는 등 교회의 숫자적인 성장에만 집착하여 행해지는 인본주의적인 방법들은 수도 없이 많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해서라도 교회가 수적으로 성장하기만 한다면 성공했다는 생각이 오늘날 매우 팽배하다.

다섯째 프로그램을 의지하는 것. 오늘날 우리의 예배 현실 중 하나는, 프로그램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대체해 버렸다는 것이다. 하나님만이 우리의 생명이 되심에도 불구하고, 하나님보다는 프로그램을 의지하는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물론 프로그램도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예배나 성경공부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서 살아계신 하나님을 깊이 만나고 하나님의 길을 알아가지 않고, 짜여진 예배의 순서나 프로그램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이것은 철저하게 타락한 인본주의다. 오늘날 우리는 코로나시대에 이러한 인본주의적인 예배가 와르르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목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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