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을 걸고 북한에서 탈출해 한국으로 온 탈북 청소년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낯선 환경과 문화로 한국사회에 정착하는 일은 녹록지 않다. 이런 가운데 이들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교육하며 정착을 돕는 탈북민 학교가 있다.
 
 ▲기쁨의학교에 재학중인 제3국출신 탈북민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탈북청소년 정착과 신앙성숙 도와

지난해 통일부 ‘2020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 실무편람’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내 10세~29세 탈북 청소년과 청년은 1만 3,000여 명. 전체 탈북민 3만 3,000여 명의 40%에 달한다.
 
문제는 이들이 언어와 문화 차이로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북한과 남한의 학습 수준의 차이로 인해 국내 학교에 적응하는 일도 쉽지 않다. 실제로 2018년도 탈북청소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탈북청소년들은 학교 수업에 따라가기 어렵다(21.3%), 친구 사귀기가 어렵다(6.6%)는 이유로 학교 적응에 곤란함을 겪었다. 심할 경우 학업을 중단하는 사례도 있었다.
 
남북사랑학교는 지난 2016년 탈북청소년들의 사회 적응과 대학 진학을 돕기 위해 세워졌다. 전국에 있는 12개의 전일제 탈북 청소년 대안학교 중에서 북한 사람이 세운 유일한 학교기도 하다. 이 곳에선 한국어와 진로 교육, 대학교 입시는 물론 심리상담까지 지원한다. 1:1 수준별 맞춤형 수업으로 국내 정착을 돕는다.
 
매일 아침 30분씩 성경묵상 시간도 있다. 한국어가 서투른 학생들을 위해 중국 원어민 선교사가 직접 QT시간에 함께한다. 수요일 오후에는 다같이 공동체 예배도 드린다.
 
4년째 남북사랑학교에 재학중인 진은성 군은 “일반학교보다 선생님들이 친절하시고, 이해하기 쉽도록 배려해주신다”며 “말씀을 따뜻하게 해주시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이들은 탈북과정에서 학업시기를 놓쳤어도 이 곳에서 맞춤 교육을 통해 한국사회 정착을 하게 된다.
 
제3국 출신의 탈북민 청소년을 위한 학교도 있다. 올해 세워져 ‘서울시교육청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으로 인가를 받은 기쁨의학교다. 제3국 출신 탈북민이란 부모 중 한쪽만 북한 사람인 경우를 말한다.
 
기쁨의학교에선 이들의 학력 공백을 메워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반적으로 대학 특례입학이 가능한 탈북민과 달리 제3국 출신 탈북민은 한국 학생들과 직접 경쟁해 대학 진학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남북사랑학교와 기쁨의학교는 최종적으로 북한 출신의 목회자와 선교사를 배출해내는 게 목표다.
 
심양섭 교장은 “기쁨의 학교와 남북사랑학교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서 목회자와 선교사가 되어 북한에 문이 열렸을 때 고향에서 복음을 전하는 복음통일의 일꾼으로 양육하는 것이 목표”라며 “탈북청소년들이 한국 사회에서 세속주의에 빠지지 않고 해외에서 신앙양육을 받을 때 품었던 소명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하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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