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Bridge)는 서로 다가갈 수 없는 두 지점을 연결시켜 주는 구조물이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하나님 나라와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가 있다. 이 특별한 다리는 임팩트 기부의 방식으로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이어주고 있다. 사단법인 ‘더 브릿지’ 얘기다.
사단법인 더 브릿지(대표 황진솔)는 지난 2013년 12월 설립됐다. 황진솔 대표는 “탈북민과 개발도상국 사람들의 자립을 통해 그들 안에 하나님 형상을 회복시키는 목적으로 설립하게 됐다”면서 “이들을 취약계층으로만 인식하기보다 하나님의 존귀한 자녀로서 가치와 가능성을 자립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 브릿지는 탈북민과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자립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지원하는 ‘임팩트 기부’를 개발했다. 임팩트 기부는 기부와 투자의 중간 형태로 모여진 자금의 100%를 기부금으로수혜자들에게 전달한다. 수혜자들이 자립을 통해 원금을 재기부하면 그 자금으로 다른 자립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황 대표는 그들이 ‘수혜자’에서 ‘기부자’로 변화되길 지원하고 있다. 이는 탈북민이나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자립을 통해 빈곤의 근본적 원인을 끊어내고 항상 도움이 필요한 대상이라는 편견을 타파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황 대표는 기부자들이 보다 주도적으로 기부에 참여하도록 생일, 결혼 등의 이벤트를 개설했다. 이벤트를 축하해주기 위한 주변 지인들이 탈북민과 개발도상국 자립 프로젝트 기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최근 2030세대 청년들이 이러한 기부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추세라고 황 대 표는 설명했다. 그는 “임팩트 기부가 정착되면서 처음에 지원을 받던 탈북민 가운데 일부는 자립에성공했고, 더 브릿지 정기후원자가 됐다”며 “이런 후원자는 어느 고액기부자들보다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현재 1년 넘게 계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더 브릿지 사역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예년처럼 1년에 2~3개월 정도 이뤄져왔던 개발도상국 출장은 연기됐다. 사업적인 어려움도 있었지만 현재는 온라인으로 전환해 기부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용과 시간의 절감이라는 장점도 발견하게 됐다.
지난 2019년 10월 30일에는 탈북민 창업가를 위한 토크 콘서트가 서울 중구 위워크 을지로점에서 있었다. 이 콘서트에서는 탈북민 1호 출판인쇄기업 ‘지원인쇄출판사’를 운영 중인 김인철 대표는 “사업을 시작할 때 지인이 전혀 없다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더 브릿지의 임팩트 기부를 통해 도움을 받게 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전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이 동반되면서 더 브릿지에도 확실히 기존 기부자 숫자가 많이 줄었다. 하지만 이를 걱정하기보다 온라인 기반의 이벤트 기부와 같은 부분들이 2030 세대를 중심으로 활성화되면서 한계적 상황에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황 대표는 임팩트 기부에 대해 “모든 사람들이 1년에 한 번뿐인 소중한 생일을 어려운 상황의 누군가를 지원하는 특별하고 의미 있는 이벤트 기부에 참여하다보면 한국의 기부문화가 한층 성장하고 확장될 것 같다”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또 “돈으로 모든 가치를 바라보고 평가하는 왜곡된 맘모니즘 시대에, 돈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으로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건강한 인식을 갖도록 하는데 조금이나마 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김신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