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22)씨의 직접적 사인은 '익사'로 결론났다. 다만 마지막 목격 시점 이후 손씨의 동선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택시승강장 주위에서 고(故) 손정민 씨를 추모하는 시민들 너머로 경찰들이 손씨 친구의 휴대폰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경찰은 1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손씨의 사인이 익사로 판단된다는 부검 감정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손씨 머리에 난 외상은 사인으로 보기 어렵고, 문제가 될 만한 약물 반응이 있는지도 살폈으나 특별한 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손씨의 부친과 일부 누리꾼들이 정확한 '입수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는 상황인 만큼 손씨가 물에 들어가 익사에 이르게 된 과정이 정확히 재구성돼야 의혹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 밝힌 목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손씨가 실종된 지난달 25일 오전 2시부터 3시 38분까지는 두 사람이 앉거나 누워 있다가 잔디밭 가장자리 쪽으로 구토하러 가기도 하는 모습을 봤다는 진술이 일관되게 나왔다.

하지만 손씨가 돗자리에 앉은 모습이 마지막으로 목격된 오전 3시 38분 이후 40여 분간 동선은 지금까지 공백으로 남아 있다. 해당 시간 이후에는 '친구 A씨가 오전 4시 20분께 한강 인근 경사면에 누워 있었고, 그 자리에 손씨는 없었다'는 목격자의 진술만 확보된 상황이다.

A씨는 왜 경사면에서 자고 있었는지, 누가 깨웠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경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오전 3시 38분 이후 두 사람이 떨어져 있게 된 이유 등 이 시간대의 구체적인 행적이 확인돼야만 정확한 사망 경위가 규명될 수 있다.

당시 두 사람이 술자리에서 다퉜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경찰은 지금까지 다툼을 목격했다는 진술은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손씨 아버지가 손씨의 휴대전화에서 찾은 동영상에 등장하는 "골든 건은 네가 잘못했어"라는 대화도 취미생활과 관련된 것이었으며, 당시 대화 분위기 역시 우호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와 상관없이 계속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시간대 한강에 있었던 차량 등을 상대로 탐문 조사를 하던 중 가치 있는 제보를 입수해 분석하고 있다"며 "CCTV와 블랙박스 분석, 추가 목격자 조사 등을 통해 수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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