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넣은 미니로디니 티셔츠 (사진출처=연합뉴스)

한글의 디자인적 요소에 흥미를 느낀 해외 의류브랜드가 한글이 쓰인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한류가 널리 퍼지면서 자연스럽게 한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화려한 패턴으로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스웨덴 아동복 브랜드 ‘미니로디니’는 올해 봄·여름 시즌 컬렉션으로 한글이 쓰인 상품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탄 미니로디니-종착역: 서울’ 컬렉션으로, 한국 민화를 차용한 듯한 호랑이 그림과 함께 브랜드 이름인 ‘미니로디니’가 한글로 쓰여 있다. 이 외에도 유니콘 캐릭터가 ‘최고의 국수’라고 쓰인 그릇 속의 면발을 젓가락으로 잡고 있는 모습을 담은 상품들도 있다.
 
미니로디니 외에도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은 몇 해 전부터 여러 글로벌 패션브랜드에서 선보이기 시작했다.
 
패션업계는 2015년 고가 브랜드 샤넬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개최한 크루즈 패션쇼에서 한글을 활용한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한글의 인기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는 작품에 '한국', '서울', '코코', '샤넬', '마드모아젤' 같은 한글을 새겨 넣었다. 이듬해에는 개인 트위터에 '나는 한국을 사랑합니다'라고 쓴 이미지를 올리며 '카를 라거펠트' 매장의 서울 진출을 알리기도 했다.
 
미국 의류 브랜드 랄프로렌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미국 국가대표팀 유니폼 ‘팀 USA’ 에디션에 ‘평창’을 한글로 쓴 디자인을 선보였다.
 
같은 해 벨기에 유명 패션 디자이너 라프시몬스는 ‘상주곶감’, ‘법성포 굴비’ 등 한글이 쓰인 보자기 원단의 가방을 출시했다.
 
2019년에는 이탈리아의 고급 남성 패션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가 가을·겨울 상품으로 브랜드 이름을 한글로 써넣은 점퍼와 니트를 내놨다.
 
유명 브랜드 외에도 중국 전자상거래사이트 타오바오에서 판매하는 보세 의류에 '성동일' 등 한글이 새겨진 것이 국내에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해외 보세 의류에까지 한글을 쓴 디자인이 적용된다는 것은 한류가 확장되는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며 "케이팝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언어까지 관심을 가지면서 조형적으로도 재미를 느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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