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이후 곳곳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했다. 시위가 격화하면서 코로나19가 무색해진 가운데 최근에는 내전 우려까지 커지면서 현지 선교사들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미얀마에서 지난 2월 1일 군부가 쿠데타를 벌인 이후 대중 집회와 시민 불복종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사진=미얀마 선교사 제공)

현지 언론과 외신들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27일 국군의 날을 앞두고 치안을 정비하는 모양새다. 시민들이 모래주머니나 폐타이어로 만든 바리케이드를 치우고,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쏘는 등 강압 진압을 하고 있다.

인권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이래 최소 20명이 넘는 아이들이 숨졌다고 밝혔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는 23일(현지시간)까지 유혈진압으로 희생된 사람은 최소 250여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시위와 진압이 계속되는 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韓 선교사 대다수 양곤 거주…사역 난항

23일 기준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 내 6곳과 만달레이 내 5개 지역엔 계엄령이 내려진 상태다. A 선교사에 따르면 이로 인해 5인 이상이 모일 수 없고(5인 이상 모이면 총탄 발포), 오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는 통행이 금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래시장이나 상점, 마켓도 정해진 시간에만 문을 열고 있다.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양곤지역에는 한국 선교사의 약 90% 정도가 거주하고 있다. B 선교사는 "최근 3~4일간은 충돌이 잦아들었으나, 선교 사역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초교파 선교단체인 미얀마한인선교회 측은 "단체로 예배를 드리거나 모이기 힘들기 때문에 화상채팅 앱이나 보안이 괜찮은 메신저를 활용해 예배드리고, 기도에 집중하고 있다"며 "일부 선생님들은 개인적으로 심방을 하기도 하는데 마을마다 도로를 막아 놓아서 이마저도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미얀마는 미자립 교회가 대부분이라 현지인 사역자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인 목사들은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하면서 목회를 하기도 하는데 코로나19에다 쿠데타까지 겹치면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현지인이 재정적인 후원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한인 선교사들도 관계 부분에 있어 고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의 유혈 진압 강도가 갈수록 세지고 있다. (왼쪽) 군경이 시민 2명을 결박하는 모습. (오른쪽) 군부의 총에 맞아 쓰러진 시위대 일원을 사람들이 일으키고 있다.(사진=미얀마 현지매체 영상 갈무리)
 
내전 확대 우려 커져 ‘노심초사’…기도 절실

내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끄는 민주 진영은 소수민족 무장세력과 힘을 합쳐 연방군을 창설하려 하고 있다. 이럴 경우 군부와의 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선교사들은 이런 상황에서 기독교가 적대적인 상황에 이르게 될까 SNS 보안에 각별히 유의하면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기독교 선교는 불법은 아니지만 주 종교가 불교이고, 군부의 권력이 막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행동이나 발언에 주의할 수밖에 없다.

유혈 사태와 같은 위험이 커지자 교단 선교부나 선교단체들은 귀국을 권고했다. 하지만 특별히 위험한 지역을 제외하고 현지에 남아있는 대부분의 선교사들은 복음이 필요한 미얀마 사람들과 함께하겠다는 입장이다.

C 선교사는 "선교사의 50~70% 이상은 내전이 일어나도 미얀마를 사랑하고, 내 선교지를 지키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미얀마 사태가 내전까지 가지 않기를 모두가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선교사들은 "내전이 일어나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영혼들이 혹시 죽음을 맞이할까 걱정이 크다"며 미얀마의 정상화와 복음 전파를 위한 기도를 요청했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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