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이하 합동신대) 김학유(선교학) 교수가 지난달 23일 제11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합동신대는 개혁주의 신학에 근거한 ‘바른 신학·바른 교회·바른 생활’의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1980년 11월 11일 설립됐다. 김 총장은 지난 18일 합동신대 총장실에서 GOODTV와 인터뷰를 갖고 “지난 40년간 학교가 견지해온 개혁신학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한편 시대적 변화에 맞춰 교육환경 개선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학유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총장이 지난 18일 경기 수원시 합동신대 총장실에서 취임 소감과 포부 등을 설명하고 있다.ⓒ데일리굿뉴스

총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사람임에도 하나님께서 기회를 주신만큼 사명감을 갖고 바른 목회자 양성에 헌신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아가 합동신대가 한국교회가 직면한 다양한 신학적 도전을 성경적으로 대답해 줄 수 있는 학문적 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합동신대는 설립 당시 교권주의자들의 횡포에 항거해 세워졌습니다. 지난 40년,  합동신대는 어떤 길을 걸어왔나요. 
합동신대는 성경의 절대적인 권위를 전제로 개혁신학을 가르치는 학교입니다. 지난 40년 동안 이러한 학문적 포지션을 철저하게 지켜왔습니다. 학문과 경건, 인격 이 세 가지를 갖춘 바른 목회자를 배출하려고 많이 애썼습니다. 또 면학 분위기를 위해 일부러 정원도 늘리지 않고 일정한 정원 내에서 학교를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목회자들 사이에서 ‘성경을 배우려면 합동신학대학원에 가라’는 말이 돌 정도로 합동신대는 개혁주의 신학과 성경을 제대로 가르치는 데 총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40년 전통을 유지해왔던 선배님들의 신앙과 전통을 잘 이어나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포스트코로나시대에 대비해 학교 운영에도 변화가 있을까요.
비대면 환경이 지속되는 만큼 온라인을 적극 활용해 재학생들의 학습 환경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학교 내 자체적으로 스튜디오 구축도 구상하고 있습니다. 청년문제, 동성애, 환경 문제 등 현대사회가 가지고 있는 여러 이슈들에 대한 신학적 답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1차적으로는 신학생을 대상으로 하지만, 온라인 환경이 점차 개선되면서 한국교회 목회자, 나아가 평신도들도 유익한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게 소셜미디어 활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최근 국내 신학대학교, 대학원 신학생 정원 미달 사태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무엇이고, 어떤 대안을 갖고 계신가요.
원인은 한국교회의 신뢰 하락 내지는 추락에 있다고 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롤모델이 부족한 현실인 거죠. 목회자들이 가지고 있는 성품, 인격의 핸디캡으로 수많은 성도들이 상처를 입고 떠나고 있습니다. 바울이 디모데에게 성도들의 ‘본이 돼라’고 권면했던 말씀을 되새겨야 할 때입니다. 철저한 회개와 함께, 양심을 가진 목회자로 키우기 위해 학교 차원에서도 힘쓰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합동신대는 오래전부터 무감독시험 제도를 도입해오고 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바로 제적 처리를 합니다. 앞으로 이런 훈련들을 더 강화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합동신대 출신은 누구나 인정하고 따를 수 있는, 세상의 본이 되는 목회자로 세워지길 소망합니다. 학문과 경건의 조화. 신학과 실천의 균형을 갖춘 크리스천 리더를 배출하기 위해 힘쓰겠습니다. 

특별히 차세대 목회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을까요.
지나친 냉소주의나 패배주의에 빠지지 말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목회환경이 과거와 같지 않습니다만 한국교회가 기독교의 본질로 돌아가고 목회자들이 초심을 회복한다면 소망은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개혁은 목회자 개혁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40년 전 열악한 환경에서도 천막치고 교회 개척에 앞장섰던 선조들의 신앙을 생각하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정신을 우리가 다시 회복한다면 마주한 다양한 장벽들을 얼마든지 건너뛸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를 위해 ‘본질로 돌아가라‘는 말을 재차 강조하고 싶습니다. 

좀 이른 질문일 수도 있지만 퇴임 이후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길 원하십니까.
‘서번트 리더십’. 섬기는 지도자가 되고 싶습니다. 합동신학대학원이 교회 같은 공동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이 여기서부터 교회를 맛보고 사역 현장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버지 같은 총장, 또는 형님 같은 총장이 되고 싶고요. 섬기는 리더십이 무엇인가를 몸으로 실천하면서 학생들과 4년 동안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행정적인 지도자가 아니라 정말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가를 우리 공동체 안에 실현해보려 애쓰다가 은퇴한 총장 이렇게 기억되고 싶습니다.


◇김학유 총장=김 총장은 총신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하고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목회학 석사(M.Div), 미국 트리니티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선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풀러신학교의 방문 교수를 역임한 뒤 합동신대에서 선교학 교수를 맡고 있다. 저서로는 ‘변하지 않는 성경적 선교(2019)’ 등이 있다.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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