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비어버린 연세대학교 잡카페(사진제공=연합뉴스)

대기업 중 반 이상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1명도 뽑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딛고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청년 고용시장은 침체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7일 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는 한국경제연구원의 의뢰로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1년 상반기 신규채용 계획’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110개의 응답 기업 중 63.6%가 상반기 채용 계획이 없거나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채용이 아예 없는 기업과 채용 계획이 미정인 기업 비중은 각각 17.3%, 46.3%였다.
 
한경연은 지난해 3월 조사에서 같은 응답을 한 기업의 비중이 각각 8.8%, 32.5%였던 것을 고려하면 채용 시장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 채용 규모를 작년과 비슷하게 하겠다고 밝힌 기업 비중은 절반(50.0%)에 불과했다. 지난해에 비해 채용을 줄이겠다는 기업은 20.0%,, 늘리겠다는 기업은 30.0%로 드러났다.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채용 규모 확대를 하지 않는 기업들은 ‘국내외 경제 및 업종 경기 부진’(51.1%)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그 뒤를 ‘고용 경직석’(12.8%), ‘필요직무 적합 인재 확보 곤란’(10.6%), ‘최저임금 이상 등 인건비 부담 증가’(8.5%)가 뒤를 따랐다.
 
반면 기업들은 수시채용에는 큰 관심을 보였다. 수시채용을 활용해 신규채용을 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76.4%로, 전년 동기 대비 9.7%포인트 증가했다.
 
수시로만 채용한다는 기업이 38.2%였고, 수시와 공채를 병행하는 기업도 38.2였다. 정기 공채로만 신입 사원을 뽑는 기업은 23.6%에 그쳤다. 수시채용에 적극적인 기업들은 채용 규모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채용방식을 바꾼 이후 직원 수가 감소한 기업이 다수다.
 
2019년 수시 채용으로 전환한 현대자동차의 경우 2019년 정규직 수가 6만 6,468명이었지만 작년 3분기엔 6만 6,194명으로 감소했다.
 
4대 그룹의 한 인사 담당자는 “채용 규모를 정해놓고 뽑는 정기공채와 달리 수시 채용은 부서별로 필요한 인력을 뽑기 때문에 전체적인 채용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대졸 신규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 ‘기업규제 완화’(35.2%)가 꼽혔다고 밝혔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4.0%), '신산업 성장 동력 육성 지원'(21.1%), '정규직·유노조 등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10.3%) 등의 순이었다.
 
재계 관계자는 “올해 대학을 졸업한 대졸 취업 준비생들에게 지난해보다 더 매서운 취업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며 “기업이 투자와 고용에 과감하게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화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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