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법의 빈틈을 노려 국내로 유입된 전능신교는 전국 각지에 터를 잡고 세를 넓히고 있다. 특히 인적이 드문 시골지역 일대의 토지를 공격적으로 매입하면서 거점을 마련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전능신교의 실태는 어떨까, 그들의 근거지를 직접 찾아가 봤다.
 
 ▲전능신교가 매입한 충북 보은군 길탕리 열림원 유스호스텔.ⓒ데일리굿뉴스

부지 매입해 폐쇄적 집단생활, 지역 흡수

충청북도 보은군 산외면 길탕리에 자리 잡은 유스호스텔.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삼엄한 감시가 눈에 띈다. 입구에는 컨테이너 초소가 있고, ‘외래 방문자를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중국에서 건너온 이단 전능신교는 3년 전 이곳을 매입해 집단생활을 해왔다.

한때 중국 사이비 종교집단이 마을에 터를 잡으면서 지역 일대가 술렁였지만, 기자가 방문했을 때는 적막감만 감돌았다. 이미 한 차례 태풍이 휩쓸고 간 자리 같았다.

30가구도 되지 않은 시골 농촌 마을에 갑자기 나타난 신도들로 인해 주민들은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노인정을 방문하러 가던 A씨는 “중국인들 때문에 말썽은 좀 있었다”며 “마을 주민들과 일체 접촉이 없는데, 무슨 일을 하는지는 도무지 모르겠다. 돈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도 일대 토지를 흡수하며 마을을 휘저어 놓았다”고 말했다. 유스호스텔 인근 밭에서 농기구를 고치던 주민 B씨도 “중국 사람들이 몰려다진지 몇 년 됐다”면서 “부모가 아이를 찾으러 와도 못들어 가게 한다. 해코지 할까봐 여러모로 걱정이 많았다”고 혀를 찼다.

최근에는 전능신교가 인근 지역까지 세를 뻗쳤다. 지난해 매입한 인근 신장리의 문장대유스타운을 중심으로 새 거점 조성에 나선 것이다. 산외면 길탕리 주민들은 “이쪽은 신도들이 많이 빠져나간 상태”라며 “주말이면 대절 버스가 드나들고 집회와 선전용 영상 촬영으로 주변이 시끄러웠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주변 마을로 옮겨가 토지를 구입하고 새 거처를 마련하고 있다 더라”고 했다.  
 
 ▲전능신교는 매입한 건물 등에서 집단생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데일리굿뉴스

주민들, 대응에도 해답 없자 지친 상황

주민들이 가르쳐준 곳으로 가보자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도로에는 큰 덤프 트럭이 계속 오갔고, 간판이 떼진 채 폐건물처럼 보이는 건물에선 간간이 신도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보은군에 따르면 전능신교가 보은지역에 들어와 토지매입에 나선 건 2018년부터로, 최근 몇 년 새 산외면을 비롯해 보은읍, 삼승면, 수한면 등에서 27만㎡에 달하는 토지를 구입했다. 인근 부동산에 확인해본 결과, 이들은 주변 시세보다 많게는 40%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토지 매입을 통해 공격적으로 교세 확장에 나서고 있었다.

보은군의 한 부동산 업자는 “전능신교가 농촌지역 토지를 집중 매입하고 있는데, 무슨 목적이 있는 것 아니겠냐”며 “이전에는 문제 시 됐지만, 이제는 모두 쉬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들은 외부와 접촉을 통제한 채 매입한 농지에서 농산물을 경작하며 자급자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충북 일대 전능신교 신도들의 규모는 정확한 파악이 힘든 상황이다. 전입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데다, 워낙 폐쇄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 행정력이나 경찰력도 접근이  쉽지 않다.

일부 주민들은 코로나19 상황 속에 전능신교 거주지에 대한 집단 감염을 우려하고 있다. 산외면 한 주민은 “아직까지 확진 사례는 없지만, 안에서 뭘하는지 도통 알 수 없으니 불안감이 적지 않다”며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 주민들은 중국 사이비 종교단체가 지역을 흡수할 것을 우려해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는 등 꾸준히 대응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많이 지쳐있는 상태다. 아직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산외면 길탕리 변양수 이장은 “중국 사이비 종교집단이 들어오면서 마을이 흉흉해지고 매스컴까지 타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며 “대응방안을 높고 논의도 많이 하고 앞에서 시위도 전개했지만, 이제는 아예 관심 밖이니까 하고 있지 않다.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외면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전능신교와 관련해 일대 토지를 매입하고 있다는 것 외에는 별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실태 조사(검사)를 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능신교는 중국내 탄압이 심해지자 한국과 동남아 일대에서 급속도로 세를 확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능신교 측은 “중국 당국의 박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한국으로 망명해 정치적 보호를 구하는 것 일뿐 다른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단 전문가들은 국내 거점을 마련해 포교활동을 펼치려는 게 이들 집단의 목표인 만큼, “이단 종교가 국내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지 못하도록 한국교회는 물론, 정부와 관할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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