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의 학창 시절이 폭로되면서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확대되면서 학교폭력이 온라인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학기를 맞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가 만든 '사이버폭력 백신' 앱

'카톡 감옥'·'저격글' 등으로 가해

최근 학교폭력을 간접 체험해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화제다. 애플리케이션을 키자 한 SNS의 단체 채팅방에 초대되고 쉴 새 없이 욕설이 쏟아진다. 화면에는 특정인을 비방하는 이른바 ‘저격글’이 있고 댓글엔 온통 비웃음뿐이다. 채팅방에서 빠져나와도 조롱하는 문자메시지가 빗발친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만든 ‘사이버폭력 백신’이다.  

고등학교 2학년인 김소희양은 "마음에 안 드는 친구를 암시하는 저격글을 올린다거나 SNS에서 대놓고 깐다거나 그런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조사한 2020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데일리굿뉴스

실제로 최근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사건 중 신체 폭력이나 금품갈취는 각각 7.9%, 5.4%인데 비해 사이버 폭력은 12.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보다 3.4%p 증가한 것으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사이버 폭력은 물리적인 가해는 없지만 특정인을 단체 채팅방에 초대한 뒤 욕설을 하는 ‘카톡 감옥’, SNS에 피해자를 비방하는 ‘저격글’ 올리기, 피해자의 카카오톡 계정을 도박사이트나 불법 홍보업체 등에 돈을 받고 판매하는 ‘카카오톡 계정 강탈’ 등의 유형들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가 만든 '사이버폭력 백신' 앱

한국소년보호협회 김기남 이사장은 "문화나 상황이나 환경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방식의 괴롭힘이 생기게 된 것 같다"며 "어떤 아이들에게는 놀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거의 죽음에도 이르게 하는 사이버 불링의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학교를 가지 않아도 가해지는 사이버 폭력이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교육 전문가들은 가정이나 교회와 같은 공동체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한다.

좋은교사운동의 김영식 공동대표는 "교회에서 대화의 방식들에 관심을 갖고 배우고, 교회와 가정 안에서 자녀들과 함께 연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폭력적인 방법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지 않고, 또 그러면서도 자기 생각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피해 예방도 중요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가해자가 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공동체 안에서 폭력적인 방식이 아닌 대화로 갈등관계를 풀어가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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