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건희 회장 상속세 미술품으로 가능할까?

진은희 기자(jin@goodtv.co.kr)

등록일:2021-03-05 15: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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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 이후 상속세를 미술품으로 납부하는 미술품 물납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상속인들이 내야 할 주식분 상속세가 11조원대로 확정됐다. 이 회장 상속인의 상속세 규모는 주식분만 따져도 역대 최대 규모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다만 실제 도입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문화계의 물납제 도입 건의와 관련해 검토를 진행 중이다.

물납이란 현금이 아닌 다른 자산을 정부에 넘기고 해당 자산의 가치만큼을 세금 납부로 인정받는 제도인데, 현재는 물납 대상이 부동산과 유가증권으로 한정돼 있다. 물납 대상 확대는 세법 개정 사안이다.

앞서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한국미술협회·한국박물관협회 등 문화계 단체와 인사들은 지난 3일 대국민 건의문을 발표하고 '상속세의 문화재·미술품 물납제' 도입을 호소했다.

개인 소장 미술품이 상속 과정에서 급히 처분되고 일부는 해외로 유출되면서 문화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고 전성우 전 간송미술관 이사장 별세 이후 유족들이 고인의 보물급 불상 2점을 경매에 부친 사례도 있다.

일본의 경우 법률상 등록된 특정 등록미술품에 한해 상속세 물납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영국과 독일, 프랑스에서는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있는 특정 재산의 물납을 허용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물납이 조세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국고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도 제기된다.

예컨대 주식과 부동산을 우선 물납한 뒤 나중에 납세자의 이해관계인인 제3자가 싼 가격에 이를 되사는 식으로 세금을 회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납 재산을 현금화하는 과정에서 매각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정부가 손해를 볼 수도 있으며, 극히 일부이긴 하나 현금 세수가 감소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문화재 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 세무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국보급·보물급 미술품이라면 당연히 보호해야겠지만 해외 작가의 작품을 국내에서 보호할 근거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개인이 소장품을 제값에 처분해 상속세를 내는 데 쓰는 게 잘못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양 미술의 중심지인 영국이나 프랑스 등에 물납제도가 있다고 해서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건 너무 앞서 나간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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