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총기류 소지 혐의로 필리핀 교도소에 억울하게 구속됐던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소속 백영모 선교사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백영모 선교사

2년 7개월간 억울한 누명 벗어

필리핀 마닐라 RTC(Regional Trail Court) 100호 법원(부장 판사 콘세호 겐고스-이그날라가 )은 “백 선교사가 불법 총기를 소지했다고 입증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백 선교사는 이로써 이른바 셋업 사건이 발생한 지 2년 7개월 만에 억울한 누명을 벗게 됐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검찰 증인들의 상반되는 증언을 볼 때 총기와 수류탄 발견 장소에 의구심이 생기고 백명모가 소지했다는 총기와 수류탄의 존재에 대한 증명도 검찰이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백영모의 증거에 대한 항변을 받아들여 검찰의 기소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동일한 사건에서 두 명의 경찰관이 모순된 증언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위장 수사(buy-bust)’ 또는 ‘함정 수사’로 의심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문을 인용해 백 선교사 사건이 셋업일 가능성을 확인하는 듯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실제로 재판 심리에서 검찰 측 증인은 총기류가 발견된 장소에 대해 서로 다른 증언을 했다. 검찰 측도 백 선교사가 실제로 소지했다던 총기와 폭발물을 증거로 제시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발견됐다는 사실조차 입증하지 못했다.

백 선교사는 2018년 5월 30일 이른바 셋업 논란으로 4개월 넘게 억울하게 구금됐다가 10월 1일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고 그동안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백 선교사의 재판은 작년 3월 4일 마지막으로 열렸으나 코로나로 여파 등으로 선고가 늦어져 2020년 12월 28일 자로 무죄 판결문이 나왔고, 최근에서나 무죄 판결문이 백 선교사에 통보됐다.

백영모 선교사는 “거짓 고발로 시작됐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한 결론이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보석도 되고, 무죄로 최종 결론이 났다”면서 “고맙고 감사한 것외에는 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 성도와 국민들의 진심 어린 관심과 기도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백 선교사는 앞으로 행정적인 절차를 마치는 대로 안식년으로 한국에 돌아와 직접 감사 인사와 그동안의 상황을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백 선교사의 사건은 2018년 6월 그의 부인이 ‘우리 남편 선교사가 안티폴로 감옥에 갇혔어요’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알려졌으며, 셋업 범죄로 의심되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촉발시켜 20만 명이 넘게 청원에 동참했다.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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