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1절 휴관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사진제공=연합뉴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1절 행사 일정이 취소되거나 축소될 예정이다.
 
코로나19 불씨가 꺼지지 않으면서 지방자치단체나 시민단체의 102주년 3·1절 행사 야외 체험이 취소되거나 소규모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울 종로구는 3·1운동길 해설·탐방 프로그램을 지난해 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조정으로 잠시 재개했다 올해 들어 다시 중단했다. 한 세기 전 독립운동가들이 3·1운동을 기획한 북촌 일대 주요 거점과 독립선언서를 인쇄·배포하고 만세운동을 한 장소를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해설·탐방 프로그램은 3·1절에 신청이 늘어나는 편이지만 코로나로 2년째 진행을 못하고 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진행해온 연극 공연, 만세 행진 등 체험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1절 야외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역사관 측은 "통상 3·1절에는 평소 방문 인원보다 10배 많은 3만명 정도가 오기도 했다"며 "작년에도 행사는 준비했는데 코로나19로 2월부터 폐관하는 바람에 전혀 진행하지 못했다"고 했다.
 
올해 역사관은 사전 신청을 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시간당 150명만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무료 개방인 대신 교육·체험·공연·해설은 없고 관람만 가능하다.
 
매년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3·1운동 희생선열추념식을 연 광복회는 서대문구 독립공원 안에 있는 독립선언기념탑 앞에서 소규모 행사를 연다. 지난해는 아예 추념식을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회원 위주로 모여 조촐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온라인으로 3·1절 행사를 여는 단체들도 있다.

흥사단은 3·1절 당일 오전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을 활용해 온라인 기념식을 연다. 회원과 시민들은 1분 발언, 손피켓 퍼포먼스, 만세 삼창 등에 비대면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국학원도 기미독립선언서 낭독과 유관순 열사 어록 낭독, 독립만세 태극기 플래시몹 등 기념행사를 유튜브로 진행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3·1절 행사가 축소되면서 이날을 역사 체험의 기회로 삼아왔던 학부모들은 '집콕' 교육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충남 천안에 사는 강주현 씨(36)는 "2019년까지는 3·1절이면 아이들과 함께 집 근처 독립기념관을 찾곤 했지만, 올해는 둘째 초등학교 입학도 있어 조심하고 있다"며 "아이들과 함께 태극기를 그리고 게양 방법을 알려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이모 씨(44)는 "우연히 가본 서대문형무소에서 받은 충격이 작지 않아 딸(13)과 함께 가볼까 했는데 내년으로 미루기로 했다"며 "집에서 역사 영화를 보고 얘기를 나눠볼 생각"이라고 했다.

 

[박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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