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3월 개봉하는 영화<미나리> (사진제공=판씨네마)

‘기생충’ 이은 골든글로브 외국영화상 후보 등극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르면서 폐쇄적이던 해외 영화제들을 흔들어놓은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올해 한국인이 대거 참여한 영화 <미나리>도 골든 글로브 및 미국배우조합상 노미네이트에 오른 오스카 유력 후보로 거론되며 다시 한 번 한국영화가 주목받고 있다.

한국계 미국인인 정이삭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한국계 미국인 배우 스티븐 연, 한국 배우 윤여정, 한예리가 출연하는 영화에 또다시 전 세계가 술렁이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한국 배우들의 활약상에 글로벌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대 미 아칸소 주(州)로 이주해 농장을 일구며 정착하는 한인 가정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냈다. 배우 스티븐 연을 비롯해 한예리, 윤여정은 한국의 정서를 잘 살리면서도 미국에서의 삶, 애환 등을 잘 녹여내 글로벌한 공감을 얻었다. 해외 영화인들은 배우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워킹 데드> 시리즈와 <옥자>에 출연했던 배우 스티븐 연은 가족을 위해 농장에 모든 힘을 쏟는 아빠 제이’ 역을, 영화 <해무>, <코리아> 등에 출연한 한예리는 낯선 미국에서 가족을 이끌며 다독여주는 엄마 모니카 역을 맡았다. 또 ‘할머니 같다’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은 잘 아는 할머니 순자 역은 배우 윤여정이 연기한다. 여기에 할머니와 최상의 티키타카(짧게 서로 주고받는 것)를 선보이는 장난꾸러기 막내 데이빗(앨런 김 분), 엄마를 위로할 줄 아는 속 깊은 딸이자 어린 동생의 든든한 누나 앤(노엘 케이트 조 분)까지 치열한 경쟁을 통해 캐스팅된 아역 배우들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배우 윤여정은 각종 미국 영화제 연기 부문을 휩쓸며 21관왕이라는 전설적인 기록을 만들어냈다. 극 중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아 미국 흑인비평가협회와 미국 여성영화기자협회, 골드 리스트 시상식, 선셋 필름 서클 어워즈 등에서 연기상 21관왕을 달성하며 새로운 길을 열었다. 최근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오스카 여우조연상 예측 1위로 꼽기도 했다.

한편 최근 미주 한인의 날을 맞아 한인 동포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온라인 특별시사회에서 주연을 맡은 한국계 미국배우 스티븐 연은 영화 출연 소감에 대해 “이민자 2세 배우로서 한국적 방식과 미국의 방식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며 “<미나리>에 출연하면서 내가 맡은 역할이 내 아버지의 삶과 같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울먹이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영화를 통한 경험은 감동적이었다며, 우리 부모는 천천히 다시 돌이켜 보면 아버지로서, 어머니로서, 남편과 아내로서 서로를 다시 볼 수 있게 된다. 인간의 공간에는 마법이 있다”고 강조했다.

영화 <미나리>는 오는 3월 3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진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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