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가족연대 "靑 사전위탁보호제 해명은 예비입양부모에 대한 2차 가해"

김신규 기자(sfcman87@hanmail.net)

등록일:2021-01-20 17:03:22

  • 인쇄하기
  •  크게
  •  작게
  • 페이스북
  • 트위터
최근 양부모에 의한 학대 끝에 숨진 정인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커다란 국민적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이 사건으로 자녀를 입양한 양부모들은 큰 상처를 입었다. 거기에다 지난 1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기자회견에서 '입양 취소'나 '입양아동을 바꾼다던지'라는 발언이 논란을 빚어 입양아를 키우는 양부모들은 또 한 번 상처와 좌절감을 겪어야 했다.
 
 ▲전국입양가족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청와대가 '대통령이 정인이 사건의 해결책으로 내놓은 입양 취소 등은 사전위탁보호제를 보완한다는 취지'라는 해명을 내놨다"며 "관련 제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당사자를 고려했다면 결코 할 수 없는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데일리굿뉴스

이에 전국입양가족연대(연대, 수석대표 오창화)는 지난 1월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의 사전위탁보호제 해명은 2차 가해"라며 "사전위탁가정도 입양가정이며 '취소'나 '바꾼다던지' 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연대는 또한 "사전위탁보호제 아래 놓인 대부분 예비 입양 부모는 아이와 안정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살아간다"며 "어떤 부모도 자식을 취소하거나 바꿀 수 있는 대상으로 취급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연대는 이와 함께 "국가는 위기에 빠진 입양대상 아동에 대한 정상적인 입양환경을 조성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전국입양가족연대는 사랑의위탁모·이스턴입양합창단·한국입양선교회·건강한입양가족모임 등 15개의 단체로 구성돼 있다.
 
연대가 이날 밝힌 호소문은 다음과 같다.
 
1월 18일 월요일 오전 신년기자회견에서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입양 취소'나 '입양아동을 바꾼다던지'에 대한 문제적 발언에 대해 새삼 거론하지 않겠습니다.<중략>
 
입양이 가정법원의 심사와 판결에 따른 절차로 진행되면서 입양 결연 후 재판까지의 5·6개월 동안 아이는 무럭무럭 자라는데 이 때 애착관계 형성이 평생의 삶을 좌우합니다. 엄격한 1차 자격심사 후 진행되는 입양재판의 결과 부결되는 확률이 극히 낮은 상황에서 예비입양부모들이 위탁교육을 받고 정식으로 위탁허가를 받은 후 결연된 아이들 데려와 따뜻한 품안에서 키우게 된게 입양전제위탁의 처음이었습니다.
 
입양전제위탁제도는 현행법이 미처 준비하지 못한 제도적 허점을 민간에서 보완한 매우 포지티브한 관행이었습니다. 오전 회견문이 크게 보도가 되면서 오해를 불식하자고 내 놓으신 오후 입장문에서 예비입양가족이 받을 상처는 그래서 더 깊고 아픕니다. 왜냐하면 실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입양전제위탁가정에서의 아이와 예비부모와의 관계는 사실상 입양가정과 같습니다. 예비입양부모에게 아이는 이미 '내 새끼'입니다. 매일 엄마와 아빠의 품속에서 자라는 아이에게 그 이상의 안식처는 없습니다. 그리고 통계적으로도 이런 가정들이 대부분 큰 이변이 없는 한 입양가정으로 살아갑니다.
 
즉 입양전제위탁제도 하에서 취소니 바꾼다던지 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당사자들은 그럴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말씀하신 취소나 바꾼다는 경우는 아마도 과정에서 학대 징후가 발견된 경우가 있겠지만 그런 경우는 정인이 만큼의 확률보다도 적습니다. 염두하셨다는 사전위탁제에 대해 이 정도 섬세하게 파악하고 계셨다면 결코 하실 수 없는 표현이 취소나 바꾼다던지 하는 말씀입니다.<중략>
 
입양에 대한 공공성 강화를 이야기합니다. 지금도 입양은 복지부와 사법부라는 공공성 안에서 작동하는데 아동학대로 사망한 정인이를 왜 입양의 공공성 강화에 끌어오는지 우리는 이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입양전제위탁이 탄생하게 된 배경처럼 졸속으로 시행된 입법부작용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입양특례법이 잘 설명하고 있습니다. 2012년 입양특례법이 시행되고 일 년 뒤 입양율이 급격하게 하락한 후 지금까지 반등하지 못합니다.<중략>
 
오늘 회견을 통해 간절하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제 대통령 말씀에 대한 성토가 아닙니다. 바로 지금 이순간도 희생되고 있는, 당장 입양을 가야 하는, 말도 못하는 부모없는 아이들입니다. 작년 통계로도 매일 하루에 2명 이상의 아이들이 입양을 통해 새로운 가정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입양은 멈췄습니다.
 
어렵게 입양을 결심했던 사람들이 입양을 포기했습니다. 스스로의 결단을 뛰어넘고 가족들 동의까지 어렵게 받아냈던 예비입양부모들이 다시 가족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근본적인 고민에 빠졌습니다. 입양기관은 업무가 마비되었습니다. 조직적인 항의전화와 국회의원과 관련 기관의 엄청난 양의 자료요구에 일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하여 초기 입양상담조차 불가능합니다. 입양아동은 친구들 카톡방에서 입양부모는 살인자고 입양아는 불쌍하다는 날카로운 글에 가슴을 베입니다. 입양부모는 입양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표현에 일상에서 상처받습니다. 그러나 이미 입양이 완료된 입양가족은 그래도 어떻게든 이겨내고 가족들과 함께 살아갑니다. 입양기관도 스스로 감당해야 할 사회적 과제입니다.<중략>
 
우리 사회가 멀쩡하다면 만사를 제쳐두고 지금 당장 이 아이들을 먼저 구해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리더들은 그늘진 곳에 웅크리고 있는 이 아이들을 먼저 발견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어른들은 이 아이들의 온전한 삶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입양가족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 드리는 간절한 호소입니다.
 
1. 국가는 위기에 빠진 입양대상 아동에 대한 정상적인 입양환경을 조성해 주십시오.
2. 입양 공공성 강화의 출발은 현 입양특례법의 입법부작용 개선이 시작점입니다.

 
전국입양가족연대
저작권자(c)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작성0 / 최대600바이트(한글300자)선거실명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