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임한 지난 4년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환상이 깨진 시기'로 역사에 기록될 전망이라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현지시간 18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출처=연합뉴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퇴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평가와 연구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학자들은 트럼프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중 한 명으로 꼽힐 것이며, 그의 임기는 미국 민주주의의 결함이 수면 위로 드러난 시기로 평가받을 것으로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 제도와 정치적 규범을 공격했고, 인종적·사회적 갈등을 점화했으며, 전통적 동맹국을 경시했지만 결국 그 역시 민주적 선거로 당선됐다는 것이다.

학자들은 그의 재임 중 행적을 생각하면 과연 '미국적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까지 일게 된다고 설명했다.

조지워싱턴대의 정치역사학자인 매슈 달렉은 "음모론 추종자, 습관적 거짓말쟁이이자 백인 우월주의와 폭력을 부추긴 사람에게 7천400만 명이 투표했다"라면서 트럼프와 트럼피즘(트럼프주의)으로 미국 사회의 결점이 돋보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미국 사회를 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주주의 실험으로 여겼지만, 트럼프 재임기간 이 실험이 사실 매우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정부의 업적으로 보수적 대법관 임명, 기업 감세, 환경·경영 규제 완화 등을 내세운다고 WP는 설명한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그의 지난 1년간 행적에 초점을 맞춰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기 그는 전 세계에 여파를 미친 감염병의 심각성을 축소했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공권력을 동원해 해산했으며,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을 선동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자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이례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공화당이 인종적 혐오에 기반한 정치를 펼쳐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의 출현이 놀라운 일은 아니라고 학자들은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사용하는 분열적 화법 역시 조지프 매카시, 조지 월리스 같은 미국 선동 정치가의 언어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브랜다이스대학교의 미국 역사학 부교수인 리아 라이트 리구어는 "트럼프 대통령 재임기는 권력과 사익의 적나라한 추구에 관한 케이스 스터디 대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소수 인종과 소외계층 등 많은 미국인은 미국 민주주의가 폭력적이고, 배타적이며 결함이 있다는 점을 오랫동안 이해해왔는데, 지난 4년간 이 사실이 더 선명하게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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