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 원장 ⓒ데일리굿뉴스
감성과 관련된 세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잠이다. 잠에 문제가 있다면 감성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성적으로 ‘자야 되겠다, 잘 시간이다’라고 마음을 먹는다고 곧바로 잠이 오는 게
아니라, 감성적으로 평안함에 이르러야 잠이 잘 온다는 말이다.

잠이 안 오는 것도 감성적으로 평안에 이르지 못한 까닭이 많다. 잠은 너무 많이 자는 것도 그러하다. 물론 잠에 관한 모든 것이 다 감성의 문제만은 아니지만 감성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잠을 못자는 사람들의 많은 경우가 감성장애, 다른 말로는 기분장애이다. 우울증으로 가는 길목인데 그다음 단계가 바로 우울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충분히 감성을 돋워주고 살려주면 수면문제해결에 크게 도움이 된다.

두 번째로는 기억력이다. 기억력의 문제도 이성의 문제라기보다는 감성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노화되거나 나이가 많아서 기억력이 없어진다고 쉽게들 말하지만 ‘사람은 감정부터 먼저 늙는다’는 말처럼 나이가 들어 감정이 늙고 감성이 무뎌지면 기억력부터 먼저 약해진다.

물론 치매는 그것과 또 다른 혈관성 문제이긴 하지만 건망증 등 기억력 장애의 경우는 감성의 문제로 생기는 것이 많다. 옆에서 자꾸 고함을 지르거나 무시하는 말을 많이 듣거나 화를 많이 내면서 성질을 많이 돋우면 감성이 메말라지면서 기억력의 샘도 말라진다.

다시 말하면 사랑해주고 사랑받는, ‘러브 필’을 충분히 느끼고 살아가다보면 감성이 활성화돼 기억력도 좋아지고 건망증에 빠질 염려를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허기의 문제도 그렇다. 배고픔을 느끼는 뇌의 자각은 4분의 1이 감성의 허기 때문이다. 물론 허기의 4분의 3은 육체의 허기가 원인이다. 하지만 감성에서 허기를 느끼게 되면, 육체적으론 배가 고프지 않아도 본인은 자꾸 배고픔을 느끼게 된다.

반면 배가 부른 가운데서도 자꾸 먹기 때문에 과식·폭식으로 이어져 비만과 그에 따른 생활습관병으로 이환(罹患, 병에 걸림)되게 된다.

음식을 많이 먹거나 자주 먹는 사람들 중 감성 통제가 잘 안 되는 사람들이 많다. 감성이 안정적으로 자리하고 있는 사람은 음식을 먹어도 과식하거나 폭식하지 않고, 또 빨리 먹지도 않는다. 빨리 먹는 사람은 대부분 감성적으로 불안이 있다고 한다. 감성이 차분히 안정돼 있으면 그 모든 것들이 다 정리되기 때문이다.

성적인 문제도 식욕과 같다. 성적으로 문란하고 난잡한 사람은 대개 감성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외적인 조건이나 환경으로만 봐선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의 마음속은 모른다’는 말이 전해온다. 감성은 이토록 힘이 강하다.

사람의 몸은 이성과 감성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성이 남편이라면 감성은 아내다. 이성이 주도하는 것 같지만 실은 감성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서 이성이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이성이 감성을 계속 무시하면 감성이 반란을 일으켜 이성의 마비를 초래한다. 그 결과 아무것도 이성적으로 해내지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게 된다. 남편과 아내의 부부생활도 이와 같다.

한의학에서 이성은 기요, 감성은 혈이라고 보고 있다. 혈은 기를 따라 순행하는데, 기가 멈추면 혈도 멈추고 기가 움직이면 혈도 움직인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혈액순환보다 중요한 것을 ‘기 순환’이라고 한다.

감성이 제대로 뒷받침돼야 기 순환이 잘 이뤄지고 기 순환이 잘 돼야 혈액순환도 자연히 따르기 마련이다.

사람은 육체로만 된 존재가 아니라 영적인 존재이다. 영이 살아야 육체가 산다.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다”는 말씀이 있듯이 영적으로 맑고, 밝고, 건강해야 우리의 육체 또한 건강하게 된다.

우리의 감성은 영혼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영적으로 갇혀 있으면 감성 또한 갇힌 바 되고, 영적으로 자유하면 감성 또한 자유하기 때문이다.

임상을 하면 할수록 육체의 문제는 영혼의 문제와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꾸만 확인하게 된다. 육체의 건강은 이성과 감성의 균형이 맞아야 이뤄지는데 이성과 감성은 결국 영혼의 건강과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 들어가야 영육 간 건강이 도모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절대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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