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는 중요한 교통수단이자 생계수단이었다. 하지만 널리 보급되고 많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자전거는 때로 도로나 주택가에 흉물처럼 버려져 방치되는 사례도 종종 눈에 띈다.

 
  ▲(사)사랑의자전거 상임이사 정호성 목사 ⓒ데일리굿뉴스
이렇게 버려지고 방치되는 폐자전거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주인공이 있다. 바로 (사)사랑의자전거 상임이사 정호성 목사(64)다.

정 목사는 지난 2006년 선배인 연탄나눔의 이동섭 상임이사와 함께 ‘신명나는한반도자전거에사랑을싣고’라는 법인을 조직했다. 이것이 현재 (사)사랑의자전거 전신이다. 폐자전거 재활용이 환경문제와 직결된다는 이유에서다.

정 목사는 “우리 주변에 방치돼 있는 폐자전거는 도시환경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며 “이런 폐자전거를 재활용하면 자원절약은 물론 대기오염을 줄이는 데도 일조한다”고설명했다. 폐자전거를 수리해 새 생명을 불어넣는 것에 대한 의미다.

이렇게 새로운 생명을 얻는 재활용자전거는 그동안 전국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법인으로 출발한 2006년부터 지금까지 8,000여대의 폐자전거를 수거해 새 자전거로 변신시켜 보급해왔다.

새로 태어난 자전거를 많을 때는 연 800대까지 보급할 때도 있었다. 또 국내를 벗어나 미얀마 등 동남아에까지 필요한 곳에 보내기도 했다.
 
 ▲(사)사랑의 자전거에서 지역 노인들에게 반찬배달 봉사에 나서는 동대문구사회적경제단체 모임에서 사용할 반찬배달용자전거를 제작해 기증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저렴하게 다양한 자전거들이 많이 보급되고, 서울시의 ‘따릉이’처럼 지역의 공용자전거까지 보급되면서 재생 자전거를 찾는 손길이 많이 줄었다.

그래서 북한으로 눈을 돌렸다. 북한에는 아직도 자전거는 중요한 생활필수품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으로 자전거를 보내는 것은 쉽지 않았고 2008년과 이듬해에 개성공단에 약간의 자전거만 제공할 수 있었다.

정 목사는 폐자전거 수거·수리가 세월이 흐르면서 주춤해지자 2017년부터는 폐지를 줍는 노인들을 위한 특수 손수레를 보급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 목사는 “이렇게 보급된 손수레만도 600대가 넘는다”며 “현재는 자전거보다도 폐지용 손수레를 제작·보급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사랑의자전거에서 폐지 줍는 노인들을 위해 가볍고 튼튼한 특수 알루미늄으로 제작한 손수레를 제작 보급하고 있다. ⓒ데일리굿뉴스

사랑의자전거에서 제공하는 수레는 특수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가볍고 튼튼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타이어와 달리 아무리 짐을 많이 싫어도 펑크가 나지 않는다. 튜브가 없는 특수 타이어를 사용했고, 브레이크도 장착했다.

야간 교통사고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반사테이프와 경적도 부착했다. 고령의 노인들이 사용하는 만큼 이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제작하고 있다고 정 목사는 설명했다.

정 목사는 “직접 개발한 이 손수레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유용성 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지난해 8월에 실용신안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제작한 특수 손수레는 각 동 주민센터나 사회복지기관의 추천을 받아 노인들에게 제공한다.

직접 자전거를 수리하고, 특수 손수레를 개발할 수 있는 이유는 정 목사가 자동차정비기능사 1급 자격증을 보유한 기술자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한 선배가 운영하는 회사에서 운전을 배운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8년간 자동차정비업계에서 근무하며 노하우를 쌓았다.

현재 정 목사 외 6명의 전문기술자들이 근무하는 사랑의자전거에서 만든 손수레는 서울시 25개 자치구의 3분의 1가량 보급돼 있으며, 경기도는 물론 영호남 지역까지 전국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1978년 한신대에서 신학을 공부한 정 목사는 민중과 함께 하는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 이후 1997년부터 성북구에 성북자활센터를 시작으로 사회복지에 헌신한 이후 지금까지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의 필요를 채워주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GOODTV 글로벌선교방송단 12기 협력기관기자로 사역하게 된 정 목사는 “앞으로도 내가 받은 달란트로 불우한 이웃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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