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슬랑오르 스팡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독살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됐던 리정철이 북한 정권의 자금조달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살해 용의자로 지목됐던 리정철이 북한 정권의 자금조달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은 지난 2017년 김정남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현지 경찰에 의해 쿠알라룸푸르 세팡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는 리정철의 모습. (사진출처=연합뉴스)

영국 싱크탱크인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는 12월 15일(현지시간) 리정철이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김정남 살해 용의자로 체포됐을 당시 확보된 휴대전화와 컴퓨터 기록을 분석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리정철의 연락처 목록과 통화·문자 내역, 이메일 내용 등을 통해 말레이시아에서 연락한 북한 동료와 해외 정보망, 송금 내역, 영수증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리정철이 허위 비자를 발급받아 말레이시아에 정착한 이후 북한 정권을 위한 자금과 물자 조달에 깊이 관여한 정황이 다수 발견됐다.

리정철이 북한의 무역을 총괄하는 대외경제위원회 소속 '조선봉화총회사'의 대표를 맡아 북한산 광물 수출에 관여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북한에 수십만 달러 규모의 물품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리정철이 이 과정에서 중국업체나 개인의 도움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조선봉화총회사 소유의 자금 수만 달러를 중국인을 통해 베이징과 단둥의 중국 계좌에 이체하고, 또 중국 국영업체를 통해 중국 다롄을 거쳐 남포항으로 수십만 달러 상당의 물품을 운송한 기록이 확인됐다.

보고서는 리정철과 말레이시아에서 활동한 다른 동료들이 유엔 대북 제재를 피해 북한에 돈과 물자를 보내기 위해 이 같은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미국 재무부가 지난 2016년 북한 핵실험과 무기 개발을 지원한 혐의로 금융거래 제재 대상에 올린 금강은행과의 거래 내역도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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