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구 선교사 ⓒ데일리굿뉴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데 가족들이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오히려 의견 충돌이 잦아졌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의견차이가 하나 둘씩 드러나면서 오히려 더 많은 갈등이 유발된다는 것이다.

TV 방송에도 이를 반영하듯 ‘이혼’이라는 주제어를 과감하게 사용하는 프로그램들이 등장했다. <우리 이혼했어요>라는 프로그램이다.

코칭 사역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혼 부부가 다시 만나서 이야기 하는 가장 큰 중심어는 ‘왜 그때 내 말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나요?’이다.

‘의사소통’과 관련된 전문 훈련과정에서는 “의사소통은 서로가 공감된 소통의 구조 아래 서로 협력하는 과정에서 언어적,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어우러지는 결과물”이라고 한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과정을 선교와 접목시켰을 때 선교사와의 의사소통도 이러한 과정과 절차가 필요하다. 선교사도 자신이 경험한 사역과 특별한 상황을 이야기하고 싶겠지만, 아쉽게도 선교사들은 의사소통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현지인들과는 언어·문화·상황이 달라 선교사의 삶을 이야기하기에는 많은 장벽이 있다. 한국의 후원교회나 기도후원자와도 쉽게 의사소통을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많은 사람들은 선교사들에 대해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상황을 초연하게 이길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한다.

그래서 선교사가 조금이라도 힘든 이야기를 꺼내면 그를 의심의 눈으로 본다. 선교사는 선교지에서 뭐든지 먹고, 몇 가지의 현지 언어에도 능통하고, 제일 힘든 지역에 사는 것으로 인식돼 있다.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쉽게 열어 놓고 힘든 일이나, 어려운 상황을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선교사들도 누군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특히 코로나 시기이기에 여러 어려움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그러나 그 상황은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특히 선교사 자녀들의 경우에는 더욱 이야기 할 곳이 많지 않다.

선교사의 건강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첫째는 선교사 스스로 ‘이야기를 잘해야 하는 준비’가 필요하다. 의사소통은 볼링처럼 하고 싶은 말을 그대로 던지는 것이 아니다. 후원자와 원활한 소통을 위해 자신을 잘 표현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선교지나 후원교회들이 듣고 싶은 말이 아니라, 자신의 솔직한 부분도 때로는 용감하게 표현하는훈련을 해야 한다. 말이 어렵다면 글이나 다른 소통 채널로 자신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둘째는 선교사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이들은 선교사의 이야기를 잘 들어 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건강한 의사소통은 서로간의 신뢰 속에 쌓여진 축적의 정보가 기본적으로 잘 갖춰졌을 때 원만히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선교사들의 이야기는 오늘을 사는 우리의 삶의 자리와 너무 동떨어져 있다. 언어·문화·기후·인종이 다른 지역에 사는 선교사들의 이야기는 주의해서 듣지 않으면 대화의 핵심을 놓치거나, 지루한 내용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의 이야기로 여긴다면 듣는 자세가 달라진다. 슈퍼맨이라고 생각했던 선교사가 아니라 지금 코로나로 인해 쉽지 않는 길, 가보지 않는 길을 가는 선교사들의 이야기에 우리가 좀 더 한 발짝 다가가서 귀를 기울여 들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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