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단일 국가로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자와 그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국가로 등극했다.(사진출처=연합뉴스)

미국·유럽 코로나19 초기 대응 실패
아시아 국가 선방…선제적 대응 환경 조성
회복력의 원천, 빠른 검사와 추적   


중국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서구의 몰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3차 대유행의 여파로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3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전 세계 누적 감염자의 21%에 달한다. 세계 코로나19 확진자 5명 중 1명은 미국에서 발생한 셈이다. 

미국과 함께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도 초기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국가로 거론된다. 이들 국가는 지난봄처럼 확진자가 무섭게 불어나자 속속 봉쇄령을 발동하고 있다.

서구와 미국은 어쩌다가 코로나 사태에 맥없이 무너지고 만 것일까.

존 미클스웨이트 블룸버그 편집장과 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이코노미스트 정치 부문 편집자는 ‘웨이크업 콜’에서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서구 국가들은 방역에 실패했는데,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창피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바이러스의 출현은 국가 능력에 대한 시험 같다”며 독일·덴마크·노르웨이·스위스·그리스 등 유럽 몇 개 나라만 시험을 통과했다고 말한다. 환태평양 지역의 뉴질랜드·오스트레일리아도 통과 국가로 언급했다.

서구의 처참한 방역 실패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대만과 베트남, 중국 등 아시아 국가의 상대적인 선방과 비교했을 때 더욱 도드라진다.

각 도시를 살펴보면 서구와 아시아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런던과 뉴욕시 모두 인구가 서울보다 조금 적다. 하지만 6월 말까지 코로나19로 뉴욕시는 2만 1,000명, 런던은 6,000명이 사망한 데 비해 서울은 6명을 잃었을 뿐이다.

저자들은 “서울의 정치인들은 빠르게 힘을 합치고 많은 곳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한 반면, 뉴욕의 정치인들은 서로 다투고 또 도널드 트럼프와 싸우기만 했다”고 지적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발 빠르게 대응했던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서구는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서구가 코로나19 대응에 실패한 원인으로는 세 가지를 꼽는다. 긴급성에 대한 인식이 전혀 없었고, 감염 의심자를 검사하고 보호 장비를 조달할 능력이 없었으며, 정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각국 정부가 빠르게 락다운(이동제한령) 조치를 한 게 즉각적인 해법은 아니었다는 점도 짚는다. 회복력의 가장 좋은 원천은 검사와 추적, 충분한 보호장비인데 아시아 국가들이 이를 초기에 증명했다며 한국의 사례도 들었다.
 
  ▲웨이크업콜 / 존 미클스웨이트·에이드리언 울드리지 지음 / 따님 펴냄

한국 정부가 집단감염 우려가 있었던 신천지에 대해 교도 명단을 입수해 의심자에게 자가격리를 명령하고, 휴대전화와 개인 면담 등으로 감염자와 접촉한 모든 사람을 확인한 방식을 높이 평가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의 뛰어난 방역 성적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게 저자들의 견해다. 이들은 “수십 년에 걸친 변화의 결과”라며 “오래전부터 도시가 잘 관리되도록 첨단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해옴으로써 위기 상황 대응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이들의 바람은 팬데믹이 많은 허점을 드러내어 서구 정부들이 끊임없이 개혁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또 ‘자국 우선주의’를 버리고 동맹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며 공공 부문을 혁신하는 것이야말로 현 상황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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