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유행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는 '3차 대유행'의 속도와 범위를 점점 빨라지고 넓어지는 추세로 나타나고 있다.

김장모임을 비롯한 가족·지인간 각종 소모임과 직장, 학원, 학교, 종교시설, 사우나, 당구장 등 일상적 공간은 물론 군부대,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집단감염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신규 확진자가 이미 사흘째 500명대를 기록한 상황이다.
 
 ▲서울 강서구 에어로빅학원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11월 27일 오전 강서구청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특히 최근에는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의 감염 확산세도 점차 거세지는 추세인 가운데 '방역 전선(戰線)'이 더욱 넓어져 정부의 대응에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현재 추세대로라면 확진자가 하루에 1,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자칫 1차 대유행 수준을 뛰어넘을 수도 있을 것을 우려한다.

이에 정부는 11월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통해 수도권과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현재 광역단체 가운데 수도권은 거리두기 2단계, 호남권에서 1.5단계가 각각 시행 중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1월 2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04명으로 집계됐다. 26∼27일(581명→555명)에 이어 사흘 연속 500명대를 기록했다.

신규 확진자가 사흘 연속 500명 이상 나온 것은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3월 초 이후 근 9개월 만이다. 당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집단감염 여파로 대구·경북지역에서 확진자가 속출했었다. 2월 29일 90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이후 나흘 동안 595명→686명→600명→516명을 기록하며 500∼600명대를 오갔었다.

최근 일주일(11.22∼28) 동안 일별 신규 확진자 수는 330명→271명→349명→382명→581명→555명→504명 등을 기록했다.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매일  300명 이상 나왔고 그중 3차례는 500명 선을 넘었다. 일주일동안 하루 평균 확진자는 424.6명으로 늘었다.

더욱이 방역당국이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지역발생 확진자는 일평균 400.1명에 달해 2.5단계 격상 기준(400∼500명 이상 또는 더블링 등 급격한 증가시)을 이미 충족했다.

현재 확진자 발생 양상을 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가리지 않고 감염자가 속출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지난 24일 처음으로 100명대를 기록한 뒤 닷새 연속(103명→108명→151명→188명→163명) 세 자릿수를 이어갔다.

주요 발병 사례로는 ▲충북 제천시 김장모임(누적 14명) ▲충북 청주시 당구장 선후배 모임(18명) ▲충남 공주시 푸르메요양병원(41명) ▲전북 군산시 지인모임(24명) 등 곳곳에서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2차 유행 때의 경우에는 각각 '신천지 대구교회'와 '광복절 집회'라는 큰 축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됐다. 이 때만 해도 역학조사와 접촉자 차단 및 진단 검사가 비교적 용이했다.

그러나 최근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상 감염이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지 나오고 있다. 확진자 1명을 찾아내 주변을 검사하면 이미 수명, 수십명 단위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이후다. 때문에 보건당국이 접촉자 추적 및 감염 차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회적 활동이 왕성한 '젊은 층' 확진자의 급속한 증가도 최근 확산세의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실제 전날 신규 확진자 569명 가운데 20대는 86명(15.1%), 30대가 85명(14.9%)이다. 여기에다 40대(99명)까지 더하면 20∼40대 청·장년층이 총 270명으로, 전체의 47.5%나 된다.

젊은 층은 코로나19에 걸리더라도 무증상 혹은 경증으로 앓고 지나는 경우가 많아 자신도 모르는 새 'n차 전파'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일명 지역사회의 '조용한 전파자'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러스 생존에 더욱 유리한 계절적 요인까지 더해지면서 감염병 전문가들은 물론 정부 역시 이번 3차 유행이 전국적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이 지금의 확산세를 꺾기 위해서는 수도권의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2단계에서 2.5단계로 올리거나 전국적으로 2단계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러한 현실 인식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일단 29일 중대본 회의에서 단계 격상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일요일(29일) 중대본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의견을 더 수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방역당국은 급격한 단계 격상에 대한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주말 확산세가 심상치 않을 경우 수도권 2.5단계 격상이나 전국 2단계 상향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2.5단계는 전국적 유행이 본격화하는 단계로, 방역조치가 한층 강화된다. 중점관리시설 9종 가운데 유흥시설 5종에 더해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과 노래방, 실내스탠딩 공연장까지 영업이 중단된다. 카페·식당은 2단계 조치와 동일하다.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테이크아웃만, 식당은 저녁 시간까지 정상 영업을 하되 밤 9시 이후로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또 일반관리시설 14종 가운데 결혼식·장례식장의 인원은 50명 미만으로 제한되고, PC방·영화관·오락실-멀티방·학원·독서실-스터디카페 등은 밤 9시 이후 영업이 중단된다. 실내체육시설은 아예 문을 닫고, 학교는 등교 인원을 3분의 1 이하로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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