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 원장 ⓒ데일리굿뉴스
후진국일수록 감염성 질환이 많고, 선진국일수록 알레르기 질환이 많다는 통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국이다. 알레르기 질환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을 보아서도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섰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설수록 생활이 점점 편리해진다.

이전에는 전혀 불편을 못 느꼈던 것들이 옆에서 자꾸 불편하다고 부추기니 정말 불편한 것처럼 느껴져서 불편하지 않도록 고치고 또 고친다. 불편한 것들을 자꾸 고쳐서 편리하게 만든다. 선진국이라는 말을 자세히 보면 편리한 문명 속에서 살고 있다는 뜻임을 알 수 있다.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불편한 것은 견디지 못한다. 조금도 참지 못하고 기다리지 못하며 즉문즉답을 원한다.

전북 진안에 가면 섬진강의 발원지 ‘데미샘’이 있다. 거기에 사는 100세 가까운 노부부는 매일아침 걸어서 샘으로 가서 물을 떠와서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마신다고 한다. 그 어느 집에나 있는 수돗물이 아니라 일 년 사시사철을 물 뜨러가는 구 시대적인 삶을 지금껏 살고 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지금도 팔다리가 건강하고 허리에 힘이 있으며 구부러지지 않고 머리도 총명하고 기억력도 왕성한 것을 TV를 통해 봤다.

대개 나이가 들면서 치매가 오는데 통계에 의하면 65세 이상의 노인 가운데 10%, 80세 이상 노인 중 20%가 치매환자라고 한다. 치매에 걸린 이들을 보면 대부분이 편한 삶을 사는 이들이 많다.

일찍 며느리를 보고 집안일을 며느리에게 맡기고 일손을 놓은 분들, 집안의 대소사, 식구들 식사문제까지도 며느리에게 넘겨버리고 편하고 편하게, 또 편하게 사는 사람들 중에 치매가 일찍 오고 많이 온다.

늘그막에까지 자신의 손으로 집안일을하고 밥을 하고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잔일을 처리하는 분들 중에는 치매가 올 겨를이 없다는 말이다. 손품 발품의 원리이다. 운동도 마찬가지이다.

힘들고 불편하고 고되다는 측면에서 보면 한없이 그러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극 권장하는 것은 손품 발품의 원리 때문이다. 손품과 발품을 많이 팔지 않으면 우리 몸은 금방 못쓰게 된다. 허리가 아픈 사람들 중에 가만히 있어야 되는 사람은 10% 미만이다.

자꾸 활용해야 된다.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이다. 손·발품을 많이 팔아야 더욱더 건강해진다. 손품과 발품을 팔지 않고 편하게 무얼 얻으려고 하면 안 된다.

제일 좋은 음식은 제철에 나오는 음식이다. 필자는 매일아침 녹즙을 짜먹는다. 필자가 직접 장에서 녹즙거리를 구입해 다음날 새벽 운동 후 녹즙을 짜서 가족들 에게 다 마시게 한다. 일거리로 보면 한없이 많다. 시간도 걸리고 손·발품을 많이 팔아야 하지만 그 의미와 가치를 알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감당한다.

우리의 한 끼 식사도 밖에서 돈만 주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지만, 굳이 집에서 먹는 것은 좋은 재료에 깨끗한 음식을 먹기 위한 발버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것은 건강을 위해 몸에 좋은 음식을 적극적으로 많이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알면서도 안 되는 것은 귀찮기 때문이다. 손품, 발품을 팔기 싫다는 말이다. 방법이 없다. 손·발품을 팔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입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다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

생각지 않았던 병이 발병하는 건 모두 손품발품을 아꼈기 때문이다. 세상이 그렇다. 사람들을 점점 게으르게 만든다. 한없이 편리하게 이끈다면서 다른 한편으론 자꾸만 더 게을러지게 만든다.게으르다는 말은 자신들의 손품, 발품을 팔기 싫다는 말이다.

한방의서에서는 병이 나기 전에 미리 치료해주는 의사를 ‘신의’로 귀신같은 의사라고 한다. 그리고 약으로 하는 ‘약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음식으로 하는 ‘식치’라고했다. ‘의식동원’이라고 해서 약치와 식치가 같은 근원을 가진다고 했다.

우리가 큰 병에 걸리면 그때서야 이 약 저 약, 이 음식 저 음식을 구하려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손·발품을 파는데 현명한 사람은 그 전에 미리 그렇게 행한다.

영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말씀대로 산다는 것은 영적인 손·발품을 많이 판다는 뜻이다. 자기가해야 할 일과 함께 이웃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손·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 “부지런하여 게으르지 말고 열심을 품고 주를 섬기라”(롬 12:11)는 말씀이 그 말씀이 아닐까.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거꾸로 사는 사람들이다. 남들이 모두 편리함만을 추구하며 앞으로 나아갈 때 오히려 불편을 감수해서라도 건강을 위해 손·발품을 많이 파는 사람들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
다. 노력하고 투자한 만큼 반드시 돌아온다.

좋은 것으로 심으면 좋은 것을, 악한 것으로 심으면 악한 열매를 얻는다. 편리한 것만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손·발품을 파는 것을 아까워하지 않는 지혜가 새삼 강조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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