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부부의 건강악화로 인한 고난을 하나님께 맡깁니다"

32년 섬 목회자 이지환 목사의 안타까운 사연

김신규 기자(sfcman87@hanmail.net)

등록일:2020-11-24 17:4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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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산제일교회 이지환 목사 ⓒ데일리굿뉴스
지자체(郡) 전체가 섬으로 이뤄진 전남 신안군에서 32년간 목회하고 있는 이지환 목사. 목회자가 되기 전 사업가로 성공가도를 걷던 이 목사는 간경화로 한 순간 건강을 잃게 됐다. 당시 병원에서 간경화가 위중해 사형선고까지 받았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산기도 등을 통해 하나님께 기도로 매달린 끝에 완전히 치유되는 기적을 경험했다. 이를 계기로 하나님께 헌신하기로 하고 30대에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의 길로 나섰다.

눈물로 2곳의 교회를 개척한 이 목사는 현재 부부의 건강악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파로 성도들이 모이지 않게 되면서 이중고의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흑산도에서 사역하기까지

총신대원 82회로 졸업한 후 목사안수를 받고 서울 왕성교회의 기도원 원목으로 10여년 가까이 사역하던 이 목사는 남들이 꺼려하는 지역으로 목회지를 선택했다.

도봉산에서 기도에 열중하던 어느 날 “친정 식구들이 살고 있는 상태도에 교회가 없어 성경·찬송가를 사놓고도 예배를 제대로 드릴 수 없는 상태도에 교회가 세워지게 해 달라”는 어느 여인의 기도소리를 듣게 됐던 것이다.

이후 이 목사는 그 여인의 기도의 기도소리가 귓전에 맴돌았다. 결국 아내와 함께 섬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상태도에 답사를 갔다. 그때만 해도 교통상황이 열악해 서울에서 사흘 만에 상태도에 도착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32년 전인 1988년으로 이 목사는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은 전남 신안군 흑산면 태도리 상태도에서 상태도교회를 개척했다.

“상태도가 얼마나 육지에서 많이 떨어진 오지였는가는 새벽 조용한 시간에는 중국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망망대해의 한 가운데에 우뚝 솟은 돌산입니다.”

이 목사에 의하면 실제로 당시 서울에서 상태도까지 가려면 3일 정도는 소요됐다고 한다. 이곳에 한 영혼을 위한 열정으로 교회를 개척한 이 목사는 당시 목포에서 교회 건축에 필요한 자재를 대형 바지선에 싣고 오는데 만도 5일이나 소요됐다고 회고했다.

교회당을 건축할 때도 건축자재를 목포의 한 장로가 운영하는 건재상에서 외상으로 가져와 건축을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평소에는 파도가 높다가도 상태도로 건축자재를 들여올 때는 바다가 잔잔해져 하나님의 도우심을 실감했다.

상태도의 교회건축을 완료한 이 목사는 이듬해인 1989년 흑산도로 나와 현재 시무하고 있는 흑산제일교회를 개척했다.

흑산도에서의 교회개척도 이 목사에게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섬 특유의 무속 신앙과 오랜 주민들의 특유의 텃세는 단순한 열정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거기에다 서울의 살던 집을 팔아 교회와 사택을 지을 때는 만류하는 손길은 물론 비난하는 이들도 있어 이 목사의 심령을 힘들게 했다.

팔순 이장의 격려로 완성된 흑산제일교회
 
 ▲이지환 목사가 개척한 흑산제일교회의 모습. ⓒ데일리굿뉴스

거기에다 1990년대 후반 IMF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사형선고까지 받았던 간경화로 인해 약해진 그의 육신은 온종일 무거운 건축자재를 운반하고 중노동에 가까운 건축 작업을 감당하기에 너무 벅찼다. 사역을 접고 섬을 떠날 생각을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견디기 힘든 핍박과 교회건축의 중노동으로 고통스러울 당시 하나님 앞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자 하나님은 도움의 손길을 준비해두셨고 이들을 만나게 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이 목사의 사역에 협조자가 나타났다. 그는 팔순의 동네 이장이었다. 현재 고인이 된 당시 노령의 이장은 이 목사에게 “목사님이 떠나시면 이곳에 절을 세우려고 땅을 흥정하려는 사람 때문에 틀림없이 절이 들어서게 될 것”이라며 “교회가 세워지기를 은근히 기다린다”며 이 목사에게 용기를 북돋워 줬다.

이장의 격려에 용기를 얻은 이 목사는 다시 힘을 내고 교회건축에 박차를 가했다. 건축비가 부족해 전세금을 빼서 건축을 시작했고 잔금이 가까워오면 더욱 안타까운 마음에 하나님께 부르짖는 기도의 시간이 늘어갔다.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려는 마음에 이 목사의 가족이 먼저 리어카로 모래를 운반하고 시멘트로 교회 진입로를 만들고 교회의 기초 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되자 처음에는 성도들도 남의 일처럼 구경만 하다가 점차 한 두 사람씩 모여들어 이 목사를 도왔다.

이렇게 교회당이 세워지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일본 사이비종교를 신봉하던 폐병 말기의 주민이 교회에 나와 건강을 되찾았고 이를 계기로 전 가족이 새벽기도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성실한 신자가 됐다.

또 무당 할머니가 집회 때 안수를 받겠다고 선언하는가 하면, 지역의 내로라하는 술꾼이나 싸움꾼이 교회를 나오면서 마을에 질서가 잡혀갔다.

“교회 일이라면 무조건 방해하고 핍박하던 사람이 갑자기 정신이상이 됐어요. 이를 전도의 기도회 삼고 끈질기게 그를 대상으로 기도하니 결국 귀신이 떠나가고 제정신으로 돌아왔어요. 이 성도는 현재 교회 청소를 도맡아 할 정도로 변화가 됐습니다.”

이 목사에 의하면 흑산제일교회는 예배당에 거의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도로 채워지고 있으며, 약 70%의 주민들이 교회에 나오고 있다.

이 목사 앞에 놓인 제2의 시련

그러나 산업화의 물결로 인해 흑산도 역시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고령화로 인해 노인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면서 성도들이 차츰 줄어들고 있다. 거기에다 올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비대면예배가 되면서 예배당은 현재 텅 빈 상태다.

거기에다 이 목사의 아내인 이용림 사모(65)가 지난 2013년 폐암 수술과 항암치료로 인해 어려움이 겹쳤다. 결국 이 사모는 올해 서울의 한 요양원에서 재활 중에 있으며 이 목사가 서울과 흑산도를 오가며 아내를 돌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성도들이 오지 않는 흑산제일교회의 본당 모습. ⓒ데일리굿뉴스

하지만 이 목사 역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당뇨와 고혈압으로 고생하고 있다. 성도들이 거의 없는 예배당을 홀로 지키면서 병중의 아내에 대한 걱정과 자신의 건강까지 악화된 상황에서 하나님의 도우심만 바랄 뿐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이 목사는 GOODTV의 글로벌선교방송단 교회기자로도 활동하며 섬 지역의 교계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비록 현재 어려움에 있지만 30대에 죽음의 위기를 극복하게 하신 하나님께서 또 다른 도움의 손길을 베푸실 것을 믿으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외로운 섬 오지의 목회자의 어려운 상황을 한국교회 성도들의 중보기도로 극복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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