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불사'(永生不死)를 주장하던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노쇠한 모습이 잇달아 공개되면서 신천지가 내부 단속에 나서는 한편, 이 교주 사후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병예방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천지 이만희 교주가 12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구치소에서 보석으로 석방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신천지 내부 단속…전 교도 대상 시험 예고

최근 보석신청 허가로 수원구치소를 나온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노쇠한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이 교주가 '영생불사' 한다는 주장의 허구성이 드러났다. 신천지 측에서도 "구치소 생활로 건강이 악화했다"며 일상생활도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신천지 지도부는 일부 교도들이 동요하자, 이탈을 막기 위해 내부 단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종말론의 건강한 이해를 돕는 단체인 종말론사무소에 따르면 신천지 총회는 이달 22일 전 교도를 대상으로 교리 시험을 치겠다는 공문을 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관리가 어려워진 교도들의 신앙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공문 내용을 보면 해외 신천지 증거장막과 학생회, 유년회를 제외한 전 교도가 시험 대상이며, 범위는 '진짜 바로 알자 성경과 신천지'(진성신) 최근 말씀이라고 나와 있다. 시험은 월 2회 총회 정보통신부 협조를 받아 실시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모범이 되는 신천지' 이미지 쇄신 시도

뿐만 아니라 신천지는 신앙심이 약해진 교도들에게 연락을 취해 회유하고, '모범이 되는 신천지'란 이미지 쇄신으로 가족이나 지인들을 포섭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신천지는 유튜브, SNS 등을 통해 신천지가 혈장을 기증했다는 소식을 공개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신천지 한 고위 간부는 온라인 집회 설교에서 교도들에게 "절대로 미혹되지 않도록 각자 신앙을 지켰으면 좋겠고, 갈등이 있으면 신천지 강사나 담임, 지파장을 찾아가 물어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 제보에 따르면 신천지 총회 본부는 교도들의 신앙을 점검하기 위해 전 성도를 대상으로 시험을 치겠다고 공지했다.(자료제공=종말론사무소)

그러나 신천지의 이러한 노력에도 일단 시작된 내부 동요를 완전히 막을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교주의 건강이 갈수록 악화하고, 재판 결과도 불리한 데다 신규 교도 유입마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4만여 명이 신천지 공부방을 찾고, 그중 2만 명이 신천지로 유입되기도 했으나, 상황은 달라졌다. 매년 1만여 명이 신천지를 스스로 탈퇴하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여기에 코로나로 활동에 제약이 걸리면서 신천지 신앙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었고, 사회 전반적으로 신천지에 대한 경각심도 높아졌다.

"사후 대비하려고 영생불사 교리마저 바꿔"

신천지 내부에서도 이 교주 사후에 대비하기 위해 영생불사라는 교리마저 바꾸려는 걸로 알려졌다. 이 교주가 언급한 "하나님이 죽으라면 죽을 수도 있다"는 식의 표현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신천지 측이 이전부터 교리를 계속 변개해 오면서 이만희 교주의 구속 재판에 '핍박받는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이 교주의 죽음을 정당화하는 교리들을 은연중에 수정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이단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종교문제연구소 유원선 소장은 "아마 이만희 씨가 죽는 것을 정당화 하는 교리로 바꾸고 있을 것"이라며 "신천지에는 재림 예수의 영을 입은 이만희 총회장이 때에 따른 양식을 준다는 '때에 따른 양식'이란 교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국내 이단·사이비가 그래온 것처럼 신천지 지도부 인사 일부가 연합하거나 갈라져 새로운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바른미디어 조믿음 대표는 "여러 변수로 예측이 어렵긴 하나 이만희 교주 가족, 친지 쪽 사람들이나, 대치되는 몇 분파를 이룰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로 갈라지거나, 신천지 조직에서 중직을 맡은 지파장들이 연합 세력을 이뤄서 여러 명이 지배 체제를 갖춰 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신천지가 이 교주의 죽음을 넘어서지 못하고 세력이 급격히 약화해 결국 무너질 것이란 주장도 있다.

종말론사무소 윤재덕 소장은 "사후 준비를 통해서 신천지란 조직을 재건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지도부의 재판과 판결이 임박했고, 이만희 씨는 대단히 노쇠했다. 그래서 여타 대한민국의 이단들처럼 신천지도 세력이 급격히 축소될 미래를 앞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교도를 미혹해온 신천지의 앞날을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영생불사라던 이 교주의 말이 거짓으로 드러난 이상, 조직을 온전히 유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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