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최근 원전사고가 발생한 후쿠시마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내리기로 한 가운데 그 최종결정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의 대응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국내 환경단체 등에서는 오염수 방류를 무조건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적으로 일본을 제지할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오는 10월 27일 열리는 '폐로·오염수 대책 관계 각료 회의'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생기는 방사능 오염수를 정화해 태평양으로 방류하는 방침을 공식 결정할 예정이다.

해양방류 방침이 확정되면 방류설비 설계와 안전성 심사, 설비 공사 등을 거쳐 2022년 10월쯤 본격적인 방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외교부에 따르면 일본은 해양방류에 대해 "아직 결정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관련 동향을 주시하면서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외교부는 "정부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보호를 최우선적 기준으로 삼아 일본 측의 오염수 처분 관련 활동을 지속 예의주시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기반한 조치를 강구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와 공조의 경우도 일부 태평양 섬나라를 제외하면 한국만큼 적극적으로 우려를 표명하는 국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중국은 자국 동해안에 밀집된 원전에서 이미 다량의 오염수를 배출하고 있다. 그만큼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에 강하게 반대할 입장이 아니다.

이에 정부는 해양방류 자체를 저지하기보다는 일본이 오염수를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투명하고 안전한 절차에 따라 처리하도록 압박하는 데 초점을 두고 대응하고 있다.

오염수를 정화해 바다에 버리는 것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원전 운영국가들이 해온 조치라 일본에 반대할 명분이 충분하지 않은 점을 고려한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일본이 제안한 오염수 처리 방안을 검토해 지난 4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대기 증발과 해양방류에 대해 "기술적으로 가능"하며 "타당한 방법론에 기반했다"고 평가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2020년 9월 26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폐로 작업이 진행 중인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IAEA는 해양방류에 대해 "일본과 전 세계에서 운영 중인 원자력발전소와 핵연료처리시설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다만 IAEA는 오염수 방출의 영향 등에 대한 '포괄적인 모니터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IAEA가 일본이 환경·건강 등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제사회와 충분히 소통한다는 조건으로 해양방류에 긍정적인 신호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이 문제를 공론화할 때마다 '투명한 정보 공개와 안전한 오염수 처리 방안 마련'을 촉구해왔다. 앞으로 일본 정부가 방류를 결정하면 관련 절차와 환경 영향 평가 등을 설계하는 과정에 한국 입장을 최대한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18일 진행된 비공개 고위 당정청 협의 참석자들은 방류가 국제적인 기준에 맞아야 하며, IAEA 전문가가 참여하는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와 함께 관계부처에서는 국민 건강을 위해 수산물 등 일본산 수입품에 대한 검역 강화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