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행사를 치른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 통수권자로서 지위를 '무력 총사령관'으로 격상시켰다. 또 군 장성들에겐 '장군'이라는 파격적 호칭을 사용했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군 통수권자로서 지위를 '무력 총사령관'으로 격상시켰다. 사진은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회색 양복을 입은 김정은 위원장이 총을 든 사열대 앞을 지나며 오른손을 들어 경례하는 모습.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출처=연합뉴스)

10월 14일 조선중앙TV가 중계한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영상과 조선중앙통신 등의 보도에 의하면 북한은 열병식에서 "우리 무력의 총사령관 동지를 육해공군 장군들이 맞이했다"며 "김정은 동지께 군 장군들은 다함없는 흠모심을 안고 최대의 경의를 드렸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군대 내 장성급 인사를 '장군'이라고 부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전례 없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진다.

북한에서 '장군'이란 호칭은 그동안 최고지도자인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만 사용됐다. 현재도 북한에서 '위대한 장군님'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부르는 대명사로 쓰인다.

북한은 이전까지 우리의 장군급에 해당하는 군인사를 '장령(將領)' 또는 '장성'으로 지칭했다. 또 대장은 물론 원수나 차수 계급장을 단 군 고위 간부에 대해서도 장군은 금기 호칭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의 군 지위 역시 지난해 '군 최고사령관'에서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으로 높인 데 이어 이번에 다시 '무력 총사령관'으로 재차 격상했다.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5월 노동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결정된 명령서에 기반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회의에서 결정된 군사대책, 중요군사교육기관 기구개편, 군사지휘체계 개편과 지휘 성원의 군사칭호 격상 등 7건의 명령서에 친필 서명했다.

군 통수권자로서의 김 위원장의 지위를 격상하고 군 장성을 장군으로 호칭하는 것은 체제 수호를 위해 무기 개발과 군 역량을 지속 강화하는 동시에 군의 사기 진작을 높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김 위원장은 집권 초기부터 아버지인 김정일 시절의 '선군정치' 체제에서 권력의 핵심부에 있던 군을 철저히 노동당 아래 복속시키는 '군에 대한 당의 통제력 강화' 기조를 이어왔다.

그럼에도 체제 수호의 앞장에 군이 자리하고 태풍 피해 복구 등 경제난 해소에서 군부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현실에서 군의 역할을 평가하고 사기를 진작하며 충성을 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수해복구 현장에서 군이 전면에 나서 활약한 데 대한 보답으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총참모장에게 '원수' 칭호를 부여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결과적으로 김 위원장의 지위를 더 강조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당 창건 75주년을 계기로 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김정은의 지위를 '무력 총사령관'으로 격상하는 연장선상에서 장령으로 불리던 군 장성들을 장군으로 내세운 것"이라며 "장군들을 거느리는 김정은의 지위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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