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탈북 루트'가 막혀 급감세를 보였던 국내 입국 탈북민 수가 지난달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북중 접경에서 총 들고 경계 근무 서는 인민군 병사(사진출처=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28일 통일부로부터 제출받은 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 국내로 입국한 탈북민 수는 39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올해 1분기(1∼3월)에 135명이었으나 2분기(4∼6월)는 12명에 그쳐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4월(7명), 5월(2명), 6월(3명) 각각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7월에도 6명에 그쳤다.

통상 탈북민들은 북한 국경을 넘어 태국·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나 중국 같은 제3국에 체류하다가 한국으로 들어오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에 이동 제한이 커지면서 '탈북루트'가 봉쇄된 영향이 컸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올 초부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국경 봉쇄를 강화했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달 입국한 탈북민은 최근에 북한을 이탈한 사람들은 아닐 것으로 봤다.

일각에선 지난달 초중반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진정세를 보이고 상황이 비교적 안정돼 해외에 흩어져있던 탈북민이 다수 들어왔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김수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이미 오래전에 북한에서 넘어와 제3국에서 장기 체류하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삶이 어려워지면서 동남아를 거쳐 국내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8월 연간 국내 입국 탈북민 수는 모두 192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724명의 약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전해철 의원은 "코로나19로 탈북민 수가 급감했지만 지난달 사례처럼 국내 입국하려는 탈북민 수요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탈북민이 꾸준히 유입되는 만큼 이들에 대한 정부 당국의 정착 지원 노력이 느슨해져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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