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구 선교사 ⓒ데일리굿뉴스
유명 가수들이 자신들을 전혀 모르는 외국의 거리에 가서 오직 노래만으로 관객들을 만나는 <비긴 어게인(Begin Again)>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도 코로나19로 해외로 가지 못하고, 이번 시즌은 한국에서 진행했다.

9명의 유명 가수가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을 위해 거리 공연을 펼쳤다. 그런데 총 10회였던 이번 프로그램의 후반부로 갈수록 공연 가수들이 우는 장면이 점점 많아졌다. 공인이자 유명가수들인 만큼 방송에서 눈물을 보이는 것은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방송 후 인터뷰에서 그들은 “음악을 사랑해서 늘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공연이 취소되고, 모이지 못하게 되니 우리들의 설 자리를 잃어버렸다는 현실에 마음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긴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과 불투명한 미래 전망 때문에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을지가 걱정됐던 것이다.

그들이 가장 많이 울었던 곡은 ‘길’이라는 노래다. 그 가사는 다음과 같다.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중략)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나는 무엇을 꿈꾸는가. 그건 누굴 위한 꿈일까. 그꿈을 이루면 난 웃을 수 있을까?”라는 가사였다.

이 곡을 듣자니 코로나 시대에 갑작스럽게 사역지에서 철수하거나, 선교지에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선교사들이 떠올랐다.

선교사 버전으로 다시 이 곡을 고쳐봤다. “코로나로 선교의 길이 막혀 갑작스러운 철수와 한국생활, 선교지에 있지만 기약 없이 아무 일도 못하는 생활, 하지만 오늘도 주님이 나에게 맡기신 그 길을 걷는다. 선교가 분명 하나님이 나에게 맡기신 길이라고 생각하고, 돌아보지 않고 후회도 하지 않고 걷고 싶지만, 코로나 시대의 선교사의 삶에는 자신이 없네. 나는 하나님이 주신 이 길을 제대로 걸어가고, 하나님의 꿈을 이루고, 부끄러움 없이 하나님 앞에서 기쁨으로 설 수 있을까?”

비긴 어게인에서 우는 가수를 위해 동료 가수들이 노래로 위로해 주었다. ‘촛불하나’라는 곡이다. “지치고 힘들 땐 내게 기대. 언제나 네 곁에 서 있을게.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내가 너의 손 잡아줄게”라는 가사다.

이 가사도 그 자체로 ‘하나님이 코로나 시대의 선교사들을 위로해 주는 노래’ 같았다. 지쳐 있는 선교사들을 위해 후원교회와 성도들이 이렇게 위로의 노래를 불러주면 얼마나 힘이 될까.

실제로 CCM 사역자들과 함께 지치고 힘든 선교사들을 위한 위로의 온라인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외로운 선교지에서 코로나19의 위기 속에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불확실한 미래로 자신이 가고 있는 선교의 길이 흔들릴 때, 우리가 위로의 노래로 힘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랜선 콘서트를 기획한 것이다.

이번 코로나 기간에 많은 음악가들이 지치고 힘든 이웃들을 위해 공연으로 힘을 주는 사례들을접했다. 특히 교회에 가서 마음껏 찬양을 부르고 싶은 갈급함을 채우기 위한 CCM 사역자들의 온라인 찬양은 너무 큰 힘이 된다. 그 수고가 지쳐 있는 선교사들에게 전해진다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힘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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