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서 타오르는 대형 산불로 지구촌이 신음하고 있다. 올 여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워싱턴 등 3개 주에서 발생한 100건 이상의 대형 산불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9월 중순 현재 대형 산불로 인한 3개 주의 피해 면적은 1만 9,125㎢를 넘어서고 있다. 대한민국 국토의 20%에 달하는 면적이 잿더미로 변한 것이다.
 
 ▲미국 서부와 남미의 아마존 일대 등 지구촌 곳곳의 대형 산불이 기후변화가 불러온 인재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역사상 최악의 산불 10번 중 9번이 최근 10년 새 발생했다. 3년 전 와이너리(winery, 포도주 양조장)가 밀집한 소노마카운티가 산불로 큰 피해를 본 뒤 3년째 대형 산불이 되풀이되고 있다.

문제는 올해 지구촌의 대형 산불은 미국에만 한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에 발생한 호주 대형 산불은 해를 넘겨 지난 2월까지 6개월간 계속됐다. 이 산불로 호주 산림의 14%인 약18만 6,000㎢가 소실됐다.

‘지구촌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역시 산불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해 가장 심각했던 대형 산불의 대부분은 아마존 유역에서 발생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산불은 6,091건에 달한다. 지난해 7월 5,318건보다 14.5% 늘어난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에 의하면 미항공우주국(NASA)은 올 여름 전 세계적으로 2만 8,000건의 산불 경보를 발령했다. 이는 예년의 4배 수준에 달한다.

지구촌의 대형 산불 등 화재는 극지방이라고 피해가지 못했다. 북극권의 산불 대부분은 벼락이 원인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벼락이 없이도 화재가 발생해 피해를 키우는 경향이 꾸준히 지속돼왔다. 미스테리한 북극권의 화 재 원인은 올해 들어 밝혀졌다.

미국 지구물리학회는 극지방의 연이은 화재의 원인이 땅속에서 ‘토탄’(土炭, 땅 속에 매몰된 기간이 오래지 않아 탄화 작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석탄)에 존재해 있던 불씨로 인한 것이라고 밝혀냈다.

땅속에 묻힌 이 불꽃은 토탄을 연료 삼아 오랜 기간 숨어 있다가 봄에 기온이 오르고 토양이 건조해지면 지면으로 올라와 산불로 부활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극권의 이러한 화재를 ‘좀비화재’라고 명명했다.

최근 지구촌 대형 산불의 원인은 인류의 무분별한 환경파괴가 부른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반기성 (주)케이웨더 공기지능센터장은 “대형 산불의 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의 상승”이라면서 “기온상승으로 눈이 더 일찍 녹고 땅과 수목이 더 일찍 마르게 되면서 산불 발생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예년에 비해 적은 강우량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기온상승으로 인한 악순환의 연쇄반응이 대형 산불로 나타나는 셈이다.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폐해를 예방하는 일에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