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에 위치한 육군훈련소는 군 선교의 요람으로 불린다. 1951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12만여 명의 훈련병들이 이곳에서 훈련을 받는다. 단일부대로서는 세계 최대의 군사훈련기관으로 꼽힌다. 이곳은 전 육군훈련소장 구재서 장로(감사가넘치는교회·전 육군훈련소장)가 군 장병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한 곳이기도 하다. 구 장로를 만나 신앙 이야기를 들어봤다.
 
 ▲구재서 장로는 지난해 육군훈련소장으로 전역했다.ⓒ데일리굿뉴스

구재서 장로 "군 생활은 하나님의 계획하심"
 

"제가 선택한 일과 하나님이 선택한 일의 차이를 살아가며 느낍니다. 우연으로 느껴지는 일에도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가 있었습니다."
 
구재서 장로가 하나님을 만난 건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할 무렵이다. 한 교수의 소개로 읽은 책 중 하나가 성경이었는데, 성경을 읽으며 '인생의 해답이 여기에 있을 수 있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다. 이후 지금의 아내를 만나며 신앙이 성장했다.
 
신앙이 생기면서 인생관도 변했다. 구 장로의 모토는 '논 시비(Non Sibi·라틴어)'다. 영어로는 낫 포 유어셀프(Not for yourself: 자신만을 위해 살지 말라)다. 구 장로는 "누구를 위해 사느냐가 그 사람의 삶의 크기가 된다"며 "매일 새벽 기도하고 하루를 시작하면서 난 오늘 누구를 격려하고, 교육시키고, 누구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재서 장로는 지난해 말, 육군훈련소 소장을 마지막으로 38년 동안 입었던 군복을 벗고 전역했다. 2016년 12월 육군훈련소에 부임할 당시, 구 장로는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3년 동안 군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 노력했다. 훈련병들과 군 관계자들이 이곳에서의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교육했다. 특히 3년 동안 모든 기수의 훈련병들을 빠짐없이 만나며 이들에게 '배워서 남에게 주자'는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힘썼다.

구 장로는 "하나님이 육군훈련소로 보낸 뜻이 있었다고 믿는다"며 "매년 12만 명의 훈련병을 만나는데 이들 중 약 7만 명은 군에서 세례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흐르며 열매들이 눈에 보일 때가 있다. 군대 이후 교회를 떠난 청년들에게도 하나님을 다시 찾는 역사가 일어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육군훈련소장 시절 훈련병들과 대화 중인 구재서 장로 ⓒ데일리굿뉴스
 
군 생활의 위기도 있었다. 12년 전 뇌종양 판정을 받은 것이다. 구 장로는 "군 생활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면서도 "가족과 지인의 기도로 기적적으로 회복했다"고 고백했다.

투병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됐다. 물을 포도주로 만든 하나님이라면 악성종양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기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10시간의 수술 끝에 4cm 크기의 종양을 떼어냈고, 지금은 완치된 상태다. 검사를 위해 최근 방문한 병원에서는 "투병 흔적조차 남지 않았다"며 기적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하나님의 영적 훈련으로 구재서 장로는 올해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신학 공부를 시작했다. 구 장로는 "3년 후 어떻게 길이 열릴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님에게 받은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준비된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에 공부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군 복음화를 위한 기도도 당부했다. 구 장로는 "코로나로 외부 인사의 출입이 어려워지는 등 군 복음화의 문이 많이 닫혔다"며 "코로나 사태가 빨리 종식돼 군중세례나 군 복음화 사역들이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군대에서 1년에 12만 명씩, 3년 동안 36만 명의 훈련병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사명이자 축복이라고 말하는 구재서 장로. 군에서 '논 시비'를 실천하며 훈련병들을 성장시켰던 것처럼, 앞으로도 하나님이 계획하신 곳에서 사람을 양육하는 제2의 사역이 시작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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