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음원 차트 히트곡 중에는 유독 드라마 오리지널사운드트랙(OST)이 유난히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야기의 몰입도를 높이며 대중의 정서에 파고드는 OST는 이제 영화나 드라마가 아닌 최근 음원 차트에서는 '웹툰 OST'가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시즌 2까지 완결된 로즈옹 작가의 로맨스 웹툰 '취향저격 그녀'는 최근 OST로 음원 시장에서 조용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 '취향저격 그녀' 웹툰 OST 라인업 (사진제공=카카오페이 제공)

풋풋한 캠퍼스 로맨스를 펼치는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가사와 멜로디로 표현해 6곡의 OST 음원을 발매했다. 발매 이후 꾸준히 인기 상승세를 타면서 현재는 멜론·지니·플로 등 차트 최상위권에 여러 곡이 포진했다.

특히 그룹 B1A4(비원에이포) 산들이 부른 '취기를 빌려'의 인기가 높다. 인디 뮤지션 이민혁의 2015년 원곡을 재해석한 곡으로, 산들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두드러지는 발라드다.

'취향저격 그녀' OST 중 첫 타자로 지난 7월 20일 공개된 뒤 점차 순위를 높여 현재는 멜론과 플로 차트에서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에 이어 장기간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달 7∼13일자 멜론 주간차트에서도 2위를 기록했다.

남자 주인공의 고백이 테마인 규현의 '내 마음이 움찔했던 순간'도 같은 기간 지니 주간차트 3위를 차지하고 멜론과 플로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됐다.

인기 웹툰이 OST를 제작한 사례는 이전에도 많았지만 '취향저격 그녀'는 여러 곡이 차트 최상위권에 올라 '롱런'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OST 제작사 '툰 스튜디오'(TOON STUDIO) 관계자는 "드라마 OST는 극중 영상에 녹아들어 배경음악으로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노출되고 음악 소비 욕구를 충족시킨다"며 "웹툰은 배경음악으로 깔리지 않는다는 취약점이 있었는데 그런 고정관념을 '취향저격 그녀'가 어느 정도 깼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웹툰 자체에 대한 팬덤이 확보된 상태에서 (OST 참여) 아티스트들의 인지도가 시너지를 낸 것 같다"고 인기 요인을 분석했다.

'취향저격 그녀'는 누적 조회 수 2억2천만회에 연재 당시 주간 조회 수 랭킹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렸다.
참여 가수 라인업도 드라마 OST 못지않게 화려하다. 발라드 강자 산들·규현뿐만 아니라 그레이(드비타 피처링)의 '스테이 더 나이트', 카더가든의 '밤새', 크러쉬의 '스위트 러브', 몬스타엑스 셔누와 민혁의 '해브 어 굿나잇' 등 R&B, 록, 아이돌그룹 등 장르를 아우르는 음원 강자들이 참여했다.
'취향저격 그녀'는 웹툰 OST 전문 제작사로 설립된 '툰 스튜디오'가 처음으로 제작한 OST로 알려졌다.
음악과 웹툰·드라마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함께 소비되면서 상승효과를 내고 있으며, 그 방식도 점점 다양해지고 전문화되는 셈이다.
다음웹툰 정환석 부사장은 "원작 웹툰이 확장할 수 있는 2차 창작물의 장르나 형태에는 한계가 없다"며 '취향저격 그녀' OST가 음원 시장에서의 IP(지적재산) 비즈니스 성공 사례를 구축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