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초등교육 현장에서도 '거리두기'가 최우선시되면서 교사와 학생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8일 교육계에 따르면 초등학교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자 기존의 놀이 활동은 대부분 중단됐다. 술래잡기, 축구 같은 야외 단체 활동과 보드게임이나 합창 등의 모든 협력 활동은 자취를 감췄다.

교사들은 비접촉 프로그램을 짜내느라 애쓰고 있지만 한계에 이르렀다.

최근 초등교육은 학생들 참여를 유도하는 놀이 중심형 수업을 강화해왔다. 활자에 익숙하지 않은 저학년일수록 놀이 활동이 전체 수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이러한 놀이 활동이 거의 사라지면서 학생들은 또래와 어울릴 기회를 잃고 있다.

교사 정씨는 "전학생들은 협력 활동을 해야 친해지는데 아직도 반 친구와 어울리지 못한다"며 "사회성이 부족한 아이들은 또래를 따라 하면서 배우는데, 그 기회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부산에서 고학년 수업을 맡은 초등교사 A(23)씨는 "3∼4월에 친목을 다지는 놀이 활동을 하는데 올해는 그걸 못하니 같은 반 친구 이름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며 "온라인으로라도 친해지라고 단톡방을 만들어도 스마트폰이 없는 학생이 있어 쉽지 않다"고 말했다.

2017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간한 '초등학생들의 바람직한 놀이 활동을 위한 학교 교육과정 편성 운영방안'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초등학생 727명 중 80%가 여럿이 함께하는 놀이 활동을 선호했다.

놀이 활동을 선호한 초등학생들은 면담 과정에서 "같이 놀아야 외롭지 않고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친구랑 친해질 수 있고 우울한 것도 사라진다"고 대답했다.

초등교사들은 학교 활동이 이전의 국·영·수 위주의 필기 과목 수업과 활동지로 대체된 데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A씨는 "음악과 체육 수업은 노래하거나 운동하면서 비말이 튈 위험이 있어 학교에서 하지 않는다"며 "국·영·수 중에서도 특히 수학 과목은 선생님이 봐주지 않으면 학력 격차가 크게 나 주요 과목에 집중해 수업한다"고 말했다.

교사 정씨는 "쉬는 시간에도 몸을 움직이면 안 되니 활동지를 주고 풀라고 한다"며 "놀이를 대신하라고 주는 활동지인데 그마저도 교사가 주는 과제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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