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베이루트 폭발 참사는 창고 유지보수 작업으로 촉발된 것 같다고 미국 정부가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 국무부가 공격의 증거는 찾지 못했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폭발참사로 붕괴된 레바논 베이루트항.(사진제공=연합뉴스)

레바논 조사와도 일치…"용접작업으로 인근 인화물질 1차 폭발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참사 직후 "끔찍한 공격"이라며 폭탄 공격의 가능성을 제기했다가 하루 뒤 "아무도 모른다"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WSJ에 따르면 미 정부는 당시 유지보수 작업이 베이루트항에서 보관 중이던 특정되지 않은 물질에 불을 붙였고, 이후 인화성 물질인 질산알모늄의 폭발로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용접 작업이 폭발을 초래했다는 레바논 당국의 조사 내용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WSJ에 레바논 수사 당국이 이러한 결론으로 기울고 있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는 베이루트항 근로자들이 폭발 전 질산암모늄이 보관된 12번 창고의 문을 열기 위해 공구를 사용하는 장면이 찍힌 사진이 올라와 있다.

이 소식통은 레바논 안보총국이 베이루트항에 질산암모늄이 보관된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달 20일 당국에 이 물질을 안전하게 보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후 폭발 참사가 일어난 날 항만 근로자들이 질산암모늄이 들어있는 창고 시설을 단단히 잠그기 위해 용접 작업을 했고, 이 작업이 근처에 있던 폭죽 또는 탄약에 불을 붙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시 사고 장면을 담은 영상은 항구에서 최초 폭발 후 나중에 더 큰 규모의 2차 폭발이 일어났음을 보여준다고 신문은 전했다.

레바논 총리실의 한 보좌관은 항만 근로자들이 감독자 없이 용접 작업을 했고,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도 몰랐다고 WSJ에 말했다.

160명 이상이 숨지고 60명 이상이 실종된 이번 참사와 관련해 데이비드 헤일 미 국무부 차관이 이날 레바논을 방문해 현지 정부 관리와 시민사회 관계자들과 만난다고 WSJ이 보도했다.

미 정부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영향력 약화를 위해 레바논 정부의 일부 지도자들을 상대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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