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자 방역당국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를 2단계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까지 열어두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거리두기 테이프 붙인 미스터트롯 좌석(사진 출처=연합뉴스)

현재 일일 지역발생 신규 환자는 거리두기 1단계 기준 중 하나인 '50명 미만'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인구 이동량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주말 광복절 연휴(15∼17일)를 기점으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12∼13일(54명, 56명) 연이틀 50명대를 기록했는데 이는 수도권 지역발생 환자(35명, 47명)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경기도 교회와 고등학교, 서울 남대문시장 상가와 요양병원, 패스트푸드 체인(롯데리아)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상황에서 13일에는 동대문패션타운 통일상가에서도 확진자 2명이 새로 나와 비상이 걸렸다. 14일에도 신규 확진자가 상당수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일촉즉발 상황", "5∼6월(이태원클럽·물류센터 등 집단감염)보다 우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징후" 등 표현을 써가며 지금의 코로나19 유행 상황이 심각한 수준임을 경고하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국내 (확진자) 발생이 연일 증가 추세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며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상향 조치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그동안 지역감염이 일시적으로 확산해도 사회·경제적 활동의 제약이 수반되는 거리두기 단계 상향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해왔으나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에는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방역당국이 이처럼 긴장하는 이유는 기준 지표 4개 중 하나는 이미 2단계를 넘었고, 또 다른 하나는 2단계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핵심 기준인 일일 지역발생 확진자 수는 1단계 50명 미만, 2단계 50명∼100명 미만 기준이 적용되는데 전날 지역발생 확진자가 47명을 기록하며 2단계 기준에 근접했다.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환자 비율은 이미 2단계(10%) 기준을 뛰어넘었다. 최근 2주간(7.31∼8.13) 발생한 전체 확진자는 501명으로, 이중 감염경로를 조사 중인 사례는 67명으로 전체 13.4%를 차지한다.

이런 위험 상황에서 방역당국은 최근 감염자가 무증상·경증 상태로 지역사회에 상당 기간 머물며 '조용한 전파'를 일으키다가 뒤늦게 발견되는 양상이 잇따르는데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폭발적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막바지 여름 휴가철과 광복절 연휴(8.15∼17)가 겹친 데다 연휴 기간 대규모 집회까지 예정돼 있어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방역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 개개인의 방역수칙 준수도 당부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감염 사례가) 다시 증폭된다면 그때는 정말로 통제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주말과 대체공휴일에 전국 각지에서 외부 모임은 대규모든 소모임이든 가리지 않고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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