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편지] 필리핀 다같이교회에서의 사역

남윤정 선교사기자(필리핀(GMS))

등록일:2020-08-13 17:4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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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편지] 주안에서 문안드립니다. 매번 의례적으로 “문안드립니다”라고 인사드렸는데, 이번에는 인사라기보다는 그 의미대로 진심으로 묻고 싶습니다.
 
 ▲필리핀 남윤정 선교사의 사역모습들. 다같이교회 예배 모습(왼쪽 위), 코로나19 예방 위한 방역(오른쪽 위), 안면보호대를 하고 있는 현지인 성도(왼쪽 아래), 청년들에게 지급된 간식들(오른쪽 아래). ⓒ데일리굿뉴스

코로나로, 장마로 안녕하신지요... 이곳 필리핀은 매년 큰 비로, 큰 태풍으로 고생하고 있지만 올해는 태풍, 비에 대한 피해는 크지 않은 듯 하고, 코로나로 인한 피해는 매우 큽니다.

필리핀은 지난주에 방역단계를 한 단계 격상했습니다. 도시가 다시 잠잠해진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조용해진 것 같습니다.

주일 예배 계속

방역단계가 높아지니 두 가지가 걱정이었습니다. 첫 번째는 GMS 지역선교부에서 또 징계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방역단계가 높아지니 교회가는 길이 통제되지 않을까라는 걱정이었습니다. 그래서 교회로 들어가야 하나 고민되었지만, 그 힘듦을 잘 알기에 주춤하는 사이, 통제가 시작됐습니다. 격상된 단계는 2주간입니다.

그 뒤에 다시 내려올 것으로 필리핀 대통령과 여러 장관들이 예측하고 있습니다. 제 예상으로도, 경제가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서, 격상된 방역단계가 곧 내려올 것이라 내다보고 있습니다. 단계가 내려오지 않더라도, 통제의 수위는 낮춰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비록 어려움은 있지만, 다같이교회의 주일 예배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한 번의 기적을 경험했습니다. 교회 다니는 길, 군대가 지키는 초소 약 1km 앞에서부터 차가 거북이걸음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편도 5차선 도로이기 때문에 차가 밀리는 것은 바로 초소에서 한 차량씩 온도도 재고, 통행증 검사도 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것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기업이 아니라 교회이기 때문에 재직증명서를 만들 수 없었고, 통행증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기도하며 조금씩 앞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머릿속에는 어떤 거짓말을 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다른 방도는 없고, 그저 속만 태우며, 앞으로 조금씩 가고 있었습니다.

초소가 코앞이었습니다. 약 50미터 정도 남겨났을 때, ‘주님! 어떻게 합니까…’라고 기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약한 비가 아니라, 엄청나게 많은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차량의 속도가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거북이걸음의 차량들이 원래의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그 흐름에 맞춰 빠른 속도로 초소를 지나쳤습니다.

초소를 지나칠 때, 잠시 초소를 보니, 비옷을 입고 있는 군인들을 보았습니다. 제가 검문받기 수 십 미터 앞에서부터 폭우가 내려서 검문하던 군인들이 초소로 가서 우비를 입었나 봅니다. 검문할 군인들이 없으니, 차들이 빠르게 초소를 통과한 것이었고요. 저는 무사히 교회에서 예배하고 돌아왔습니다.

교회 방역

방역기를 구입해서 매주 토요일마다 교회 청소 후 방역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인들에게 손 소독제, 마스크, 안면보호대를 보급했습니다. 알코올이 비쌌지만 성도들의 건강보다는 비싸지 않으니까요.

주일학교 간식을 장년들이 취식

주일학교 마치면 과자를 하나씩 주는데, 주일학교를 몇 달째 못하면서 이미 구입한 과자들의 유통기한이 다가와서, 장년들에게 나눠주었습니다.

생존

아무리 많은 식당이 있고, 넓은 잠자리가 있어도, 그곳에 그리움이 있다면 그 생활은 생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런 의미에서 생존의 삶을 살고 있지만, 생존하므로 알게 되는 소중함, 후회, 반성, 돌아봄, 감사를 얻게 됐습니다.

며칠만 안 해도 냄새나는 설거지를 하며, 기도생활을 돌아보게 되었고, 일주일간 빨래를 하지 않아서, 입을 옷이 없을 때, 그 성경말씀이 어디에 있는 말씀인지 몰라서 성경을 뒤척이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목사인 제가 ‘성경에 대해 아는 것이 없구나…’, 하루 한 끼 식사 때마다 ‘뭘 먹어야 하나’ 고민하는 모습 속에서, ‘이것도 십일조에 포함시켜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했던 제 모습이 떠올라서 얼굴이 빨개졌습니다.

생존의 문제는 결국 신앙생활을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아내에게, 자녀들에게 잘못한 것들이 생각나게 되었고, 앞으로 더 잘 대해주리라 다짐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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