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 밖의 행성 관측과 관련해 새로운 방식이 천문학계에 새로운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전파망원경으로 별의 움직임을 정밀 측정해 처음으로 태양계 밖 토성 급 행성을 찾아내 외계행성 탐색 방법을 보완하는 제3의 방식으로 정착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대두됐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 등에 따르면 멕시코 국립자치대학 천문연구소의 살바도르 쿠리엘 라미레스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지구에서 약 35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저온 적색왜성 'TVLM 513-46546'을 가까이서 도는 외계행성을 찾아낸 결과를 국제 학술지 '천문학 저널'(The Astronomical Journal)에 발표했다.

이 행성은 태양 질량의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적색왜성을 221일 주기로 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량은 목성의 38~46%로 약 30% 정도인 토성보다 약간 더 웃도는 것으로 분석됐다.

TVLM 513-46546과 같은 적색왜성은 우리 은하에서 가장 흔하게 관측되고 있다. 주로 지구나 화성처럼 작은 행성들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미국 전역에 분산 배치된 직경 25m 전파망원경 10대를 연결해 하나의 대형 망원경을 구성하고 있는 '초장기선간섭계'(VLBA)로 지난 2018년 6월부터 1년 반가량 문제의 별을 관측하고, 2010년 3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9차례에 걸쳐 이뤄진 기존 관측 자료도 분석했다.

이를 통해 TVLM 513-46546이 이동하면서 주변 행성의 중력으로 미세하게 흔들리는 것을 포착해 토성급 행성의 존재를 확인했다.
 
 ▲미국 내 10개 전파망원경으로 구성된 VLBA(J. Hellermann, NRAO/AUI/NSF 제공, 출처=연합뉴스)

별의 움직임을 추적해 미세한 흔들림을 찾아내는 이런 '측성 기술'(astrometric technique)은 19세기 초부터 외계행성 탐색 기법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별의 위치에 대한 정확한 측정 필요성 때문에 실제 발견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번 성과는 전파망원경 망을 통해 별의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어 가능했던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까지 약 4,300개의 외계행성이 발견됐다. 하지만 측성 기술을 활용해 발견한 것은 이번 까지 포함해 단 두 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전 것은 이미 알려진 외계행성을 찾아내는데 그쳤다.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발견한 외계행성도 역시 단 두 개뿐이다. 특히 전파망원경과 측성 기술을 동시에 활용해 외계행성을 찾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리엘 라미레스 박사는 "목성이나 토성과 같은 대형 행성은 저온 적색왜성과 같은 작은 별 주변에서는 드문 데다 측성 기술은 멀리서 별을 도는 큰 행성을 찾아내는데 최상의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면서 "저온 적색왜성을 상대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도는 토성급 외계행성을 발견하게 돼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쉽지 않은 발견을 해낸 만큼 먼 궤도를 도는 목성급 외계행성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태양계 밖 외계행성 탐색은 별이 지구나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때 관측되는 속도인 '시선속도'(radial velocity)를 분광 장비로 측정해 중력 작용을 하는 행성의 존재를 확인하는 방식과 행성이 별 앞을 지날 때(transit) 별빛이 줄어드는 것을 통해 외계행성을 찾아내는 방식이 주로 이용됐다.

논문 공동저자인 독일 막스 플랑크 전파천문학 연구소의 기셀라 오르티스-레온 박사는 "우리 방식은 별에서 멀리 떨어진 궤도를 도는 대형 행성을 찾아내는데 특화돼 있어 가까운 거리에서 도는 행성을 찾아내는 데 장점이 있는 시선속도법을 보완하는 것"이라면서 "VLBA와 측성 기술을 활용하는 방식이 이번에 발견된 것과 비슷한 행성을 더 많이 찾아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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