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트오브라이프 코리아 이길우 대표(사진제공=기프트오브라이프 코리아)

1983년, 4살짜리 한 소년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심장병을 앓고 태어났지만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었던 이길우(브렛 할버슨)씨는 미국의 한 비영리 단체를 통해 수술을 받고 극적으로 살아났다. 그의 수술을 위해 미국으로 데려간 건 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내외. 

방한 중이었던 레이건 전 대통령 내외는 미국의 비영리 장기구득기관인 '기프트오브라이프'로부터 심장병을 앓고 있는 한국 어린이 두 명을 데려와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당시 국내 심장병 수술이 필요한 어린이만 600여 명. 이길우 씨가 그 중 한명으로 선택돼 미국에 가게 된 거다.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후 그는 미국인 가정에 입양돼 자랐다. 그러다 2004년도 레이건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자신의 과거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됐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었고 수소문 끝에 2007년 그녀를 만났다. 27년 만의 재회다.

이 상황을 한국과 미국 언론이 보도했고 뉴스를 통해 이 씨의 이모와 연락이 닿아 그는 한국에 있던 가족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해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던 이 씨는 한 클라이언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했고 그는 "NGO에서 심장병 어린이들을 돕는 일을 하는 친구를 안다"며 이 씨에게 소개해줬다. 그 단체는 과거 이 씨의 심장병 수술을 성사시킨 '기프트오브라이프'였다. 이 씨에게 가장 큰 전환점이 된 사건이다.

그는 "내 과거 속 모든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었던 건 기적이었다"며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계획이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다니던 보험 회사를 그만두고 기프트오브라이프 뉴욕 지사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그간 자신이 받았던 도움을 이제는 또 다른 심장질환을 앓는 아이들에게 돌려줘야겠다는 마음에서다.

그는 "일하면서 심장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들이 전 세계 1,300만이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때부터 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전했다. 작년부턴 공식적으로 한국 지부 대표를 맡아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기프트오브라이프는 전 세계 열악한 환경의 어린이들이 무료로 심장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는 곳이다. 의료 기술이 발달한 국가에서 직접 치료하기도 하고 전문의료진을 현지에 파견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기도 한다. 1975년 창사 이래 지금까지 3만 7,000여 건의 수술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들이 많다고 말한다. "매년 약 130만 어린이들이 심장병을 앓고 태어나지만 93%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별이나 인종, 종교에 상관없이 전세계 모든 아이들이 심장병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37년 전, 새 생명 얻은 은혜를 기억하고, 앞으로도 심장병을 앓는 어린 환우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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