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과격 진압으로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은 미국 내 뿌리 깊은 인종차별의 폐해를 전 세계에 그래도 보여줬다. 플로이드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 철폐를 외치는 시위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연일 맹위를 떨친 바 있다.
 
 ▲지난 7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 주 오클랜드 카운티 가정법원 앞에서 시위자들이 '그레이스를 풀어줘라'는 문구를 보이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그러나 최근 미국의 한 흑인 여학생이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 5월부터 소년원에 구속된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이 7월 20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의하면 미국 현지에선 이 학생이 인종차별적 처우를 받고 있다는 항의가 제기되고 있다.

그레이스(15)라는 이름의 이 학생은 지난해 어머니를 폭행하고 물건을 훔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4월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보호관찰 요건 중 하나가 학교의 온라인 숙제를 모두 제출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이를 어겨 지난 5월 14일 구금된 후 현재까지 갇혀 있다.

당시 미시간 주 오클랜드 카운티 가정법원의 메리 브레넌 판사는 "숙제를 다 내지 않고 등교를 위해 제때 못 일어난 점이 유죄"라며 그레이스는 기존에 제기된 혐의 때문에 지역사회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판결했다.

브레넌 판사는 이날 심리에서도 “구금되는 편이 그레이스에게 가장 이익이 될 것”이라며 그의 석방을 불허했다.

브레넌 판사는 "그는 숙제를 안냈기 때문이 아니라, 어머니에게 위협이 됐기 때문에 구금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레이스는 법정에서 "어머니가 보고 싶다"며 "나는 말을 잘 듣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되뇐 것으로 전해졌다.

BBC 보도에 의하면 그레이스의 이러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브레넌 판사는 "오늘 석방을 허가하는 건 당신에게 폐를 끼치는 실수라는 생각에 조금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레이스의 사연이 지난 14일 인터넷 매체 프로퍼블리카 보도로 처음 알려지자 현지에선 법원 판결에 대한 항의가 빗발쳤다.

최근 그레이스의 학교 앞에선 주민 수백 명이 모여 그레이스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참여자들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그레이스를 풀어줘라'는 푯말을 들었다.

한 시위 참여자는 지역방송 WDIV에 "그레이스가 15세 백인 소녀였다면 지금 소년원에 구금돼 있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레이스의 석방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도 수천 명이 서명한 상태다.

하지만 브레넌 판사는 "비판에 대한 공포나 대중의 요구 때문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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