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 우리나라의 경제가 성장하면서 사람들은
명품이라고
▲이영훈 목사ⓒ데일리굿뉴스
불리는 고가 브랜드의 물건을 사기 시작했다. 명품의 수요가 점차 늘어나면서 일부 상인들이 가짜 명품을 만들어 유통해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켰다. 사람들은 그런 가짜 명품들을 ‘짜가’라고 부르며 경계하고 또 한편으로는 경시했다. 그런데 30년이 지난 지금, 가짜가 줄어들기는커녕 훨씬 더 많아졌다. 이제는 대부분이 가짜이기 때문에 진짜를 ‘찐’이라고 힘주어 말해야만 하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과거에는 가짜 물건, 모조품인 것을 숨기고 팔았다. 또한 상품의 질도 진짜 상품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졌었다. 하지만 이제는 가짜를 만드는 사람들이 진짜 상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기술을 마음대로 가지고 와서 사용하기 때문에 가짜 상품의 질이 크게 올라갔다. 그래서 일부러 가짜 상품을 찾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비단 시장의 물건들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는 언론, 정치, 관계, 학문, 종교 등 모든 분야에서 진짜를 찾아보기가 어려운 시대를 살고 있다.

특히 진실과 거짓을 명확하게 분별해 사람들에게 알려줘야 하는 언론의 영역에 거짓된 정보가 가득하다는 것은 큰 문제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거짓 기사와 악의적인 소문들로 인해 많은 사람이 상처를 받고 그중 일부는 다시 일어서기 힘들 정도의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심지어 교회 안에도 거짓 믿음이 들어와 있다. 말씀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사람들을 현혹하는 이단, 사이비는 초기 기독교 시대 때부터 있었지만, 오늘날 우리나라의 이단 사이비는 그 규모와 조직적인 정도가 과거와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하다. 그래서 이에 따른 피해도 매우 심각하다. 특히 이번 코로나19로 드러난 이단 집단의 폐해는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거짓이 진리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니 사람들은 인생이 나아갈 방향 감각을 상실한 채 이리저리 방황하고 있다. 거짓이 우리 사회에 득세하는 것은 교회의 책임이 크다. 교회가 진리 앞에 바르게 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자신을 믿는 자들에게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 8:31-32)라고 말씀하셨다. 진리의 길은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다. 이제까지 교회가 이것을 실천하지 못하고, 가르치지 않고, 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세상이 진리를 모르고 거짓에 오염돼버렸다.

이제 교회의 사명은 자명하다. 교회는 높이 솟은 진리의 등대로서 거짓으로 뒤덮인 사회를 밝히 비춰야 한다. 죄를 죄라고 선포하고, 거짓을 거짓이라고 알려야 한다. 물론 그 길은 쉽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반발과 비웃음 그리고 무관심을 견뎌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교회는 진리를 붙들고 그것을 전해야 한다.

“진리는 고독해도 날로 담대하다.” 이 말은 맨발의 성자라고 알려진 故 최춘선 목사님이 생전에 남기신 고백이다. 미치광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으면서도 평생 맨발로 다니며 복음과 애국의 메시지를 선포했던 그분의 삶은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진리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거짓의 시대에 진리의 길을 걷는 것은 가시밭길과 같다. 하지만 교회는 피를 흘리면서 그 길을 가야 할 사명이 있다. 아무리 강조해도 거짓이 진리가 될 수는 없다. 세상은 알아주지 않아도 교회가 흘린 피가 진리를 담대하게 증언할 것이다. 부디 한국교회가 세상의 명리에 흔들리지 말고 묵묵히 진리의 길을 걸어가 어두운 사회를 밝힐 희망의 빛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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