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이스타, M&A 계약 파기냐 극적 타협이냐

김민주 기자(jedidiah@goodtv.co.kr)

등록일:2020-07-09 07: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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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M&A)을 둘러싼 갈등이 양측의 '폭로전'으로 최고조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M&A가 사실상 무산된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다. 다만, 한쪽에서는 미지급금 해소 등을 놓고 물밑 협상을 다투고 있어 '데드라인'을 앞두고 양사가 막판 극적 타협을 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수·합병(M&A)을 놓고 치열한 갈등을 벌이고 있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사진제공=연합뉴스)

현재 이스타항공의 미지급금 규모는 1천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이스타항공이 경영난을 겪으며 체납한 리스료, 유류비, 공항시설이용료, 조업료 등도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월 말부터 모든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으며 이를 전후로 보유 중인 항공기 23대 중 4대를 조기 반납했다. 1대는 리스 계약이 만료돼 반납했고, 5대도 올해 안에 추가로 조기 반납할 계획이다. 항공기 운항은 중단됐지만 매달 60억원가량의 리스료(18대분)가 미지급금으로 쌓이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리스사에 항공기 운항을 못 한 기간을 고려해 리스료를 감면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며 "딜 성사를 위해 막판까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밀린 공항시설사용료 등에 대한 감면도 국토부에 요청한 상태다. 이스타항공은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분 헌납'으로 150억∼200억원이 이스타항공에 남게 돼 임금 체불을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남은 체불 임금은 자체적으로 해소한다는 목표하에 직원들에게 임금 반납에 대한 동의를 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과의 인수가 무산되면 회사가 파산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들며 직원들에게 재차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셈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7일 "이스타 측의 선행조건 미이행이 여전한 상황에서 거래종결을 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며 "현 상황대로 딜을 종료하면 1천700억원대의 미지급금과 향후 발생할 채무를 제주항공이 부담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스타항공은 임금 반납과 사용료 감면 등 방법으로 미지급금 규모를 낮춰 제주항공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제주항공의 인수를 촉구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타항공의 현재 자금력으로 미뤄 볼 때 미지급금 1천700억원 중 주식매매계약 이후 발생한 미지급금 800억∼1천억원을 해소할 가능성이 '제로(0)'인 만큼 이스타항공이 현재 할 수 있는 최후 노력인 셈이다.
 
 ▲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노동자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정부 여당이 이스타항공사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막판 극적 타협 가능성은?

양사의 계약이 파기돼 이스타항공이 파산하게 되면 제주항공 역시 비난을 피할 수 없는 데다 책임 소재를 놓고 법정 공방까지 치달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막판 성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갈등이 커지며 직원들은 물론 조업사 등의 위기의식 또한 커진 만큼 이를 이용해 미지급금 일부를 해소하고 막판 극적 타협을 이루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양사가 이미 셧다운과 구조조정 지시 등을 놓고 공방을 벌인 데다 최근 양사 대표의 통화 내용 녹취파일과 임원진 간담회 회의록 등이 공개되는 등 양사의 '진실게임'이 '폭로전' 양상으로 흐르며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점이 인수·합병의 걸림돌이다.

제주항공이 7일 공식 입장을 내고 "7월 1일 이스타 측에 10영업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못 박은 점도 사실상 계약 파기 수순에 가깝다는 해석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이 의원 일가를 둘러싼 의혹을 거론하며 "최근 보도돼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이스타 측의 각종 의혹은 이번 인수계약에서 제주항공이 매수하려고 하는 지분의 정당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며 "해당 지분 인수에 따라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이스타항공 측에 이후 계약 파기의 책임을 물으려는 포석이라는 것이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관계자는 "결국 제주항공이 인수 후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금액을 낮추기 위해 직원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는 것"이라며 "고용 승계 보장 등도 없이 무턱대고 임금 반납에 동의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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