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군 당국은 내달 중순 이후로 한미연합훈련 시행 계획을 계속 협의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할 시에 훈련 취소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한미는 내달 한미연합훈련 시행 날짜와 방식 등을 협의하고 있으나,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내달 연합훈련을 시행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코로나19 상황으로 모든 것이 유동적이라는 것이다.

소식통은 "다음 달 예정된 연합지휘소훈련과 관련해서는 현재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연합훈련을 해야 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지만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 군 당국은 하반기 연합훈련 시행과 관련,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한 플랜 A, B, C를 일단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플랜 A는 정상 시행, B는 연합전투참모단훈련 등으로 축소, C는 아예 취소하는 것 등이다.

다른 소식통은 "하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은 내달 중순 이후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다만, 주한미군 외에 미국 본토 등에서 들어오는 미군 규모도 중요하다. 다음 달 초까지 미군 참가 가능성 및 그 규모를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양국 군은 전반기 연합훈련(지휘소훈련)도 코로나19 여파로 연기했고, 대신 연합지휘소 요원 능력 향상을 위한 전투참모단훈련 및 간부교육 등으로 대체했다.

만약 내달 연합훈련이 축소되거나 취소되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검증 연습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한미는 하반기 연합지휘소훈련을 하면서 전작권 전환에 대비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FOC)을 검증한다는 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전작권 전환은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2단계 FOC,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평가를 마치고 이뤄진다.

작년에 IOC 검증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올해 FOC 검증을 마치면 내년 연합훈련 때 FMC 검증을 끝내고 이르면 2022년께 전작권을 환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다음 달 FOC 검증 연습을 하려면 사전에 미래연합군사령부 편성 및 인원 구성, 훈련 예규 작성, 지휘소 시설 및 C4I(지휘통제체계) 구비, 미래연합군사령부 연합임무 필수과제목록 초안 작성 등 4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이 가운데 연합임무 필수과제목록은 미래연합군사령부가 임무 완수를 위해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할 리스트를 말한다. 이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전투 수행 능력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데 필요하므로 한미가 공동으로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하반기 연합훈련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아직도 협의하고 있어 이런 준비가 현재 충분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다음 달 하기로 한 FOC 검증 연습도 훈련에 참여하는 미군 규모를 봐야 한다"면서 "미군 참가 규모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군이 해외에서 실제 들어올 수 있는지를 내달 초까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은 전날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가 주최한 제6회 한미동맹포럼 초청 강연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전반기 연합지휘소 훈련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고, (전투참모단훈련 등을 했지만) 연 2회 전구(戰區)급 훈련 효과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전구급 연합훈련은 연합준비태세에 필수적"이라고 말해 하반기 연합훈련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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