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중앙침례교회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건물 주변 방역을 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교회발(發) 집단감염에 방역 비상
선제적 대응·지혜로운 대처 필요  
사회적 신뢰 회복 과제 안아


최근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교계 안팎으로 우려가 높다. 기독교계에서는 방역 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선제적인 대응을 통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형성되고 있다. 

서울 관악구 왕성교회와 안양 주영광교회, 수원중앙침례교회에서 최근 잇따라 확진자가 발생했다. 잠잠해지는 줄 알았던 교회발 집단감염이 다시금 발생하자, 방역당국은 물론 지역교회가 비상에 걸렸다.

이들 교회는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접한 즉시 사과문을 발표하고 즉각적인 대처에 나섰다.

청년 리더 연수과정에서 다수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왕성교회는 26일 입장문을 내고 “성도들을 포함해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교회는 “위기관리대응팀을 구성해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후속조치를 진행 중에 있으며, 코로나 종식을 위한 방역과 예방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성도 가운데 확진자가 발생한 수원중앙침례교회는 교회 내 모든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중앙교회 고명진 목사는 “성도 가족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가족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긴급 교역자 대책회의를 열었다”며 “추후 진행되는 사항은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적극 협조하고, 지역사회의 안전과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교회를 비롯해 지역별로 산발적인 감염이 지속되면서, 지역교회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천 부평에서 목회하는 한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온라인과 현장예배를 병행하고 있는데, 이렇게 교회발 감염소식이 터질 때마다 난감하다"며 "성도들의 불안도 커지고, 교회로 모이는 것 자체가 더욱 어려워져서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종로에서 미자립교회를 섬기고 있는 이모 목사는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감염경로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교회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것만으로 예배를 비롯한 모든 종교행위를 문제시 하는 듯한 보도와 자극적인 제목 등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교회 감염 소식이 전해지자 종교시설 자체를 특별관리대상인 ‘고위험시설’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교회의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교계에서는 한국교회가 사회의 신뢰를 회복해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당한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되, 교회가 코로나 사태의 위기를 지혜롭게 대처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교회총연합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키는 일이 일어나 안타깝고, 국민 앞에 송구한 마음”이라며 “모든 지역 교회는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 소관 지자체들의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겸허히 수용하면서 긴밀히 대화하고 협력함으로 교회를 통한 확산 우려로부터 이웃을 안심시키고, 자율적으로 감염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공동체라는 사실을 증명해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사회의 고난과 함께해왔던 한국교회의 전통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까지 슬기롭게 극복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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