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서 시작된 복음이 이방으로 전해진 이후 선교사역은 전 세계로 확산됐다. 교회와 선교사의 헌신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타 문화권의 도움 없이 복음을 받아들이기 힘든 미전도종족이 세계 인구의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까지는 몇몇 교회들이 미전도종족을 입양하는 방식으로 선교가 진행돼 왔는데, 앞으로는 국내교회와 선교단체, 현지교회가 연합하는 조직적인 전략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계 미전도종족 선교 현황과 미전도종족 복음화를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인도의 한 마을에서 현지 사역자가 미전도종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있다.(사진제공=세계협력선교회)

미전도종족, 7400여 개…32억 명 추산
 
미전도종족(UPG, the Unreached People Group)이란 타문화권의 도움 없이 스스로 복음화할 수 있는 공동체가 없는 종족으로, 기독교인의 비율이 2% 미만인 종족을 가리킨다. '미전도종족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랄프 윈터(Ralph D. Winter) 박사가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복음주의 세계선교대회에서 처음 주창했다.
 
미전도종족 전문단체인 조슈아프로젝트에 따르면, 전체 복음화율이 2% 미만인 미전도종족은 7400여 개로, 세계 인구의 42%인 약 32억 명으로 추산된다. 종교별로는 무슬림이 4천 개로 가장 많고, 토착종교 부족과 힌두교, 불교 순으로 조사됐다.
 
미전도종족 선교단체들은 자생력 있는 교회와 신자의 유무, 성경책 번역 여부 등으로 선교사 파송과 교회개척이 특히 필요한, 복음화율 0~0.1% 미만의 미전도종족 그룹을 '미개척미전도종족'(UUPG)으로 지칭한다.
 
더 세분화하면 복음화율이 0%로 복음전도와 교회개척이 시급한 종족을 '비개척미전도종족'(Unengaged Unreached People Groups)으로, 기독교인이 0명은 아니지만 복음화율이 0.1% 미만인 종족은 '미개척미전도종족'(Under- Unengaged Unreached People Groups)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한두 명의 사역자, 한두 개의 교회가 세워지면 '종족을 개척했다'고 얘기한다.
 
 ▲조슈야프로젝트에 따르면 복음전파의 진척도에 따라 종족을 구분했을 때 복음화율이 2% 미만인 미전도종족(UPG)은 7400여 개로, 32억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데일리굿뉴스(그래픽=김동현 기자)

20년간 3200개 미전도종족, 기독교인 0명 벗어나
 
지난 20년간 세계 미전도종족 개척 선교운동을 주도해온 남은과업성취운동본부(FTT, Finishing The Task)는 지금까지 3200여 개의 미전도종족(UUPG)이 복음화율 0%를 벗어났으며, 현재 220~230여 개 종족만 남아있다고 밝혔다.
 
미전도종족 개척사역단체 세계협력선교회(GAP)의 김궁헌 공동대표는 "전쟁지역이나 통제가 심한 중국 소수민족 지역 같이 진입이 어려운 곳을 제외하고는 복음화가 전혀 안 된 UUPG 사역은 실질적으론 거의 끝났다고 본다"며 "지금은 세계 교회가 다음 선교의 과제를 설정해야 할 시기상 중요한 상황에 있다"고 설명했다.
 
미전도종족 선교운동단체 FTT는 복음화율 0.1%미만의 18억 인구, 4,800개 미전도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목표로 세계 교회가 협력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FTT는 개척이 시급한 1순위는 233여 개의 복음화율 0%인 미개척미전도종족, 2순위는 기독교인이 0.1% 미만이면서 자생적인 교회가 없는 4500여 개 종족이라고 보고 있다.
 
 ▲FTT는 세계 교회와 협력해 2030년까지 복음화율 0.1% 미만인 미개척미전도종족에게 복음을 전하고 자생적인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데일리굿뉴스(그래픽=김동현 기자)

미전도종족 선교, 멈춰선 안 돼…'긴밀한 협력'이 관건
 
한국교회는 90년대 초반부터 교회가 양자를 키우듯이 미전도종족을 위해 기도하고 선교하자는 취지로 '미전도종족 입양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왔다. 하지만 2007년 아프간 피랍사건을 계기로 선교운동이 급격히 위축됐다.
 
선교전문가들은 다른 영혼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려는 시도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미전도종족선교연대(UPMA) 정보애 대표는 "성도가 300명 이상인 역동적인 공동체, 전도활동을 하는 교회의 역량 또는 세계 교회가 가진 자원이면 미전도종족들은 지금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세계적인 연대와 협력, 남은과업성취운동(FTT) 등 어떤 형태이든지 세계 복음화에 대한 우리의 사명을 재확인하고 각성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교회와 선교사, 선교단체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미전도종족 복음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있다. 특히 지역교회들이 선교에 대한 마음을 품고 미전도종족을 위해 기도하면서 현지에 예수님의 제자가 세워지도록 끝까지 지원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FTT 국제실행총무 안강희 선교사는 "선교지에 있는 교회들과 성도들이 주도적, 자생적으로 자기 종족과 민족을 복음화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선교사 파송, 단기선교, 중보기도 뿐 아니라 선교사나 선교단체와도 협력해서 현지 사역자를 세우는 지역교회의 적극적인 선교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역교회가 주도하는 총체적인 협력선교 모델ⓒ데일리굿뉴스(그래픽=김동현 기자)

이와 관련해 세계협력선교회(GAP)는 '지(역)교회가 주도하는 총체적인 협력선교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교회와 장기선교사, 선교단체, 선교지에 있는 현지교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현지 사역자를 양성하고 교회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돕는 전략이다.
 
GAP 김궁헌 공동대표는 "어느 지역을 개척할 지 먼저 기도로 정하고 담임목사를 중심으로 온 성도가 선교훈련을 하면서 수시로 선교지에 가서 실질적으로 복음을 전한다"며 "협력 선교를 통해 인도, 네팔, 미얀마 등지에서 현지 사역자들이 배출되고, 교회를 개척해서 지금은 총회까지 구성이 된 사례도 있다"고 소개했다.
 
10월 선교대회…500교회 동원 500종족 개척 목표
 
FTT와 GAP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협력해 미전도종족 사역전략을 모색하는 선교대회를 오는 10월 13~15일 인천 필그림교회와, 부광감리교회에서 개최한다. 500개 교회를 동원해 90개국에 있는 500개 미전도종족을 개척하는 것이 이번 선교대회의 큰 목표다.
 
이들 단체는 한국교회 목회자와 선교단체 리더, 미전도종족 현지 사역자들을 초청해 미전도종족 선교 동향과 개척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교회가 연합할 수 있는 방안들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표강사로는 FTT총재 릭 워렌(Rick Warren) 목사와 전 총재 폴 애쉴만(Paul Eshleman) 박사, 10/40창 선교전략으로 알려진 루이스 부시(Luis Bush) 박사, 토론토 큰빛교회 임현수 목사, KWMA 조용중 사무총장 등이 나설 예정이다.
 
명수정 프로그램 디렉터는 "실질적인 선교 네트워킹의 장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국내 입국이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해 15개 언어로 번역된 온라인 강의와 컨퍼런스 위성 중계 등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전도종족을 위한 선교대회가 오는 10월 13~15일 인천에서 열린다. 관심 있는 지역교회 목회자, 선교사, 선교단체들은 선교대회 사무국으로 문의하면 된다.ⓒ데일리굿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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